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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황을 넘는다] 위기가 곧 기회…역발상에 해답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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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황인데 왜 고급 승용차로 바꿨습니까." 올들어 현대 에쿠스로 승용차를 바꾼 4명의 중소기업 사장에게 이렇게 물어봤다. 4명의 사장들은 똑같은 대답을 했다. 불경기라고 너무 움츠릴 필요는 없다고 했다. 위축경영을 하면 수요자들이 주문을 기피하는 바람에 오히려 불황의 늪에 더 깊이 빠져든다는 것이다. 우리는 '불황'을 자주 '늪'으로 표현한다. 한번 빠지면 벗어나기 어렵기 때문에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실제 불황이 오면 모든 기업들이 깊이 빠져들지 않기 위해 허우적댄다. 예산을 삭감하고 인원을 줄인다. 하지만 늪은 기묘하게도 허우적대면 허우적댈수록 더 깊이 빠져들게 만든다. 그렇다면 늪으로 빨려들지 않기 위해선 어떤 방법을 써야 할까. 첫 번째는 고급승용차로 바꾼 4명의 중소기업 사장이나 늪지대에 놀이공원을 만들어 성공한 월트디즈니처럼 역발상(逆發想)적인 대응책을 쓰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제시한다. 두번째는 이미 늪에 빠져버렸을 땐 남의 도움을 받을 것을 제안한다. 밧줄을 던져줄 사람을 구하는게 상책이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가만히 있는데 밧줄을 던져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이럴 땐 아우성을 치며 '정책밧줄'을 활용하는게 가장 바람직하다. 정부는 늪에 빠지거나 빠질 우려가 있는 중소기업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마련해 놓고 있다. 사스(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 피해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을 위해선 업체당 10억원까지 긴급 경영안정자금을 대출해 준다. 또 어음보험제도 등 연쇄부도를 막기 위해서도 지원을 하고 있다. 하지만 불황을 스스로 벗어나는 방법은 역시 월트디즈니적인 역발상으로만 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거듭 강조한다. 먼저 불황기에 역발상적인 아이템을 발굴하려면 틈새시장을 노려야 한다. 불황이 오면 상품이 잘 팔리지 않으니까 이것저것 다양하게 제품을 만들어 내는게 일반적인 전략이다. 그러나 불황기에는 다양한 제품으론 견뎌내기 어렵다고 한다. 핵심적인 한 가지 아이템만 선택해 그곳에 집중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불황기엔 불요불급품인 생필품만 잘 팔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그렇지가 않다. 화장품냉장고 시장을 보라. 이것은 분명히 생필품이 아니다. 바로 틈새시장을 설정, 개척해낸 제품이다. 덕분에 씨코 이젠텍 세화 등에서 고안해낸 화장품냉장고는 갈수록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처럼 불경기를 극복할 아이템을 찾아내려면 무엇보다 시장 환경의 변화를 잘 읽어내야 한다. 불황이 오면 어떤 기업이든 앞이 캄캄하다고 얘기한다. 갑자기 시장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토로한다. 이럴 땐 바로 '눈에 보이지 않는 공장'을 지어야 한다. 요즘 들어 소프트웨어가 도구화되면서 컴퓨터 시스템 안에서 또 다른 시스템과 특허를 만들어내는 공장을 지을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이 눈에 보이지 않는 공장은 거대자본과 대규모 시설 없이 기발한 컨셉트 하나로 생산체제를 갖출 수 있다. 일본 소니의 게임기인 PS2가 선풍적인 인기를 끈 이유에 대해 사람들은 한결같이 소니의 기술적인 우월성을 거론한다. 이 제품이 인기를 끈 까닭은 퍼스널컴퓨터 이상의 처리능력을 가진 반도체를 내장해 사실적인 화상을 즐길 수 있으며 고도의 조작기능도 탑재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그러나 기술이 뛰어나다고 이런 기상천외한 아이템을 찾아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소니의 연구소장 한 사람이 게임기를 만들자고 했을 때 소니 이사진은 전원 반대했다. "세계적인 전자회사 소니가 시시하게 어떻게 어린이 게임기 시장에 뛰어든단 말인가"라며 펄펄 뛰며 반대했다. 게임기는 조금 팔릴지도 모르지만 소니의 기업이미지가 나빠져 장차 손해를 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소니의 오가 회장은 연구소장의 손을 들어주었다. 덕분에 소니는 장기복합불황에도 불구, 여전히 승승장구하고 있다. 불황기엔 가격전략에서도 역발상이 필요하다. 우리는 보통 불황이 오면 무조건 가격이 비싼 고급제품은 팔리지 않는다고 판단한다. 그래서 저가품을 산더미처럼 내놓고 '떨이'에 들어간다. 물론 이런 전략도 잘못 된 건 아니다. 그러나 불황에서도 고급은 고급대로 잘 팔린다. 사람의 건강이나 지위와 관련된 제품들은 불황 중에 오히려 판매가 늘어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도자기가 그런 품목이다. 한국도자기 행남자기 등에서 만드는 고급도자기는 불황 중에 오히려 더 잘 팔린다. 가구업체들도 마찬가지다. 불황극복을 위해 싸구려 가구를 만들어낸 업체들은 부진함을 면치 못하고 있다. 경기가 나빠지면 누구나 조금 나쁜 환경에서도 견뎌내고 싶어한다. 조금 나쁜 공기속에서도 참아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시장현상은 그렇지 않다. 깨끗한 환경에 대한 중요성이 인식되면서 공기청정기 시장은 불황 중에 오히려 확장되고 있다. 웅진코웨이개발과 JM글로벌의 공기청정기는 불황기에 더 돋보이는 제품이다. 자, 이제 불황을 겪고 있는 기업이라면 한 걸음 물러서서 역발상적인 전략을 창안해내자. 그래야만 불황을 '늪'이 아닌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치구 전문기자 r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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