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호 태풍 린파와 기압골의 영향으로 남부지방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농경지침수와 도로침하 등 피해가 잇따랐다. 특히 일부 지역에서는 지난해 수해를 입었던 곳이 또다시 침수되고 수해복구 자재마저 유실돼 추가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120㎜이상의 비가 내린 경남 함안군 법수면에서는 지난해 여름 수해를 입었던마을을 중심으로 논 수십㏊와 수박하우스 수십곳이 물에 잠겼다. 지금까지 접수된 경남 수박단지의 피해면적은 대산면 100㏊를 비롯해 군북면 15㏊, 법수면 7㏊, 가야읍 4㏊등 모두 126㏊에 걸쳐 수박 재배 하우스 2천여채가 물에잠겼다. 침수 면적은 전체 수박 재배지인 2천여㏊의 6.3%에 해당된다. 이들 하우스의 대부분은 사람 무릎 높이의 물에 잠겼으나 물이 빠지더라도 곰팡이균 등 병해충가 발생, 과실을 제대로 맺을수 없게돼 사실상 재배 수박의 상품 가치를 상실했다. 140㎜의 강우량을 기록한 인근 의령군의 수박재배지도 6개 면에 걸쳐 15㏊, 3백여채의 하우스가 침수됐다. 최고 150㎜의 비가 내린 경남의 다른 곳에서도 피해가 잇따랐는데 합천군 봉산면 상현리 국도 24호선 절개지가 봉괴돼 1개 차로의 교통통제가 실시되고 있으며 추가 붕괴위험도 제기되고 있다. 경남에서는 이밖에도 진주시 칠암동 진양교 인근 지하차도와 남강변 도로 300m가 침수돼 교통이 통제되고 있다. 함양에 있는 상림공원 앞 위천천 수해복구공사 현장과 지곡면 남강천 제방공사장 등 함양과 거창, 산청지역에 쌓아둔 수천t의 모래와 자갈, 흙을 비롯해 거푸집등 건축자재가 비로 불어 난 물에 떠내려갔으며 수해복구용 우회도로도 일부 유실,주민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 남강댐관리사무소는 본류쪽으로 초당 285t의 물을 방류하고 있으며 비가 더 내릴 경우 방류량을 늘릴 계획이어서 하류 저지대의 피해가 우려되고있다. 부산에서도 호우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강서구 대저동 일대의 농지 수십㏊가 물에 잠겼으며 동래구 세병교와 연안교 등 여러 곳에서 교통이 통제되고 있다. 또 연안여객선의 운항이 전면 중단됐으며 김해공항의 항공기도 부분적으로 운항에 차질을 빚었다. 경북에서도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농작물 557ha가 통제되고 12곳에서 교통이 통제되는 등 피개가 속출했다. 이날 오후 4시 현재 집계된 농작물 침수 피해는 4개 시.군에 557ha로 구미시 403 ha, 성주군 126ha, 고령군 17ha, 칠곡군 11ha 등이다. 전남지역에서도 최고 170㎜의 많은 비가 내린 가운데 피해가 잇따랐다. 서해 남부 먼바다와 남해 서부 전 해상에 폭풍주의보가 내려져 여수와 완도, 격포항에서 입.출항하는 대부분의 여객선 운항이 중단돼 섬지역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있다. 전남도와 전북도 재해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7시 현재 침수가 우려되는 저지대농작물이 없는 데다 주로 비가 많이 내린 해안 지역이 썰물이어서 피해 사례가 접수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비는 태풍 린파가 일본 내룍으로 물러나는 31일 오전 9시께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전국종합=연합뉴스) 박창수 기자 swir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