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J리거들의 설욕전을 기대하라.' 일본프로축구(J리그)를 평정한 최용수(이치하라)와 안정환(시미즈)이 오는 31일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리는 `숙적' 일본 축구대표팀과의 경기에서 첫 승 사냥에 나선다. 움베르투 코엘류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30일 저녁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비공개로 마지막 전술훈련을 실시하고 J리거 2인방인 최용수와 안정환에게 일본의 골문을 열라는 특명을 내렸다. 코엘류 감독이 이들 J리거를 전폭적으로 신뢰하는 것은 J리그 생활로 일본선수들의 장단점을 훤히 꿰뚫고 있는데다 개인기마저 탁월하기 때문. 원톱으로 나설 최용수는 최근 2경기 연속 해트트릭을 작성하는 등 물오른 골감각을 과시하고 있어 공격형 미드필더 안정환과 톱니가 제대로 맞물린다면 대량 득점도 가능하다는 게 코엘류 감독의 생각. 단독 플레이를 선호했던 안정환도 코엘류 감독의 의중을 꿰뚫고 이번 소집훈련에선 직접 공격보다 골찬스를 제공하는데 주력해 최용수와 호흡을 맞췄다. `4-2-3-1' 포메이션의 좌우 날개에는 `설바우두' 설기현(안더레흐트)과 `태극머리' 이천수(울산)가 출격해 한.일월드컵 당시 재미를 봤던 빠른 측면 돌파를 이용한센터링을 다시 한번 시도한다. 상대의 공격을 저지하고 역습 루트를 개척할 수비형 미드필더에는 `진공청소기'김남일(엑셀시오르)과 믿음직한 유상철(울산)이 합격점을 받은 상태. 코엘류 감독 데뷔 후 줄곧 주장을 맡아온 유상철은 지난달 16일 한.일전에는 상의가 찢어질 정도로 혼자서 분전했지만 김남일의 가세로 여유를 갖고 그라운드를 폭넓게 누비게 된다. 이영표(PSV에인트호벤)와 송종국(페예노르트)이 빠진 좌우 풀백에는 오버래핑이일품인 이을용(트라브존스포르)과 투지가 좋은 최성용(수원)을 투입해 포백라인을 본격 가동한다. 중앙 수비수에는 최진철(전북)이 부상으로 결장하는 바람에 지난 한.일전에 뛰었던 김태영(전남)과 조병국(수원)이 다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지난 한.일전에서 종료 직전 나가이에게 통한의 결승골을 내준 빌미를 제공했던 조병국은 "설욕의 날만을 기다려 왔다"며 단단히 벼르고 있어 활약이 기대된다. `철벽 수문장' 이운재(수원) 또한 나가이의 골을 막지 못해 눈물을 흘린 바 있어 이번 한.일전에서는 무실점으로 선방하겠다는 각오가 남다르다. 특히 이번 한.일전은 폭우로 수중전이 될 가능성이 높아 코엘류 감독은 패스보다는 공중볼을 통해 경기를 리드하면서 이전과 다른 전략을 구사할 예정이다. `4-4-2' 전술로 맞서는 일본은 노장 나카야마(이와타)와 스즈키(겡크)를 투톱으로 내세워 `플레이메이커'인 오가사와라의 날카로운 패스를 이용해 한국 문전을 두드릴 계획이다. 일본대표팀은 이날 오후 1시간30분동안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세트플레이 연습및 미니게임을 통해 최종적으로 호흡을 맞췄으며 오가사와라의 재치있는 패싱력이돋보였다. 특히 이나모토(풀햄)는 나카타 코지(가시마)와 발을 맞춰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격해 일본은 한층 견고해진 미드필드진으로 최대한 압박해 한국팀의 숨통을 조여올 것으로 보인다. 한편 수비형 미드필더인 후쿠니시(이와타)는 29일 오후 훈련 도중 허리를 다쳐 선발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일본대표팀의 지코 감독은 "쉽지 않은 경기가 되겠지만 원정에서 승리한 만큼 자신있다"면서 경기내용이 좋지 않을 경우 스즈키를 원톱으로 내세우는 4-2-3-1 전술로 변형할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도쿄=연합뉴스) 심재훈기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