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간암치료 이젠 주사로 끝낸다..동화약품 '밀리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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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수술실.
직경 3cm의 간암종괴가 발견된 간암 초기환자 김모씨가 수술을 기다리고 있다.
김씨는 마취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수술대에 누웠다.
간암 수술이라면 배를 가르는 게 보통이지만 이번 경우는 달랐다.
의료진은 컴퓨터 단층촬영 등을 통해 간암의 위치 및 크기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 간암 치료주사제인 밀리칸을 주사기에 넣어 암 양쪽에 한번씩 두차례에 걸쳐 정확히 찔러 약을 투입했다.
수술을 마친 김씨는 간단한 검사를 한 뒤 다음날 곧바로 퇴원했다.
막대한 수술비가 들어가고 오랫동안 입원할 줄 알았던 김씨로서는 의외였다.
동화약품의 밀리칸 주사제로 간단하게 간암을 치료받은 것이다.
◆주사로 간암을 치료한다=간암 치료법으로 가장 효과적인 것은 외과적 절제술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간암 환자들은 간경변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흔하고 종양이 양쪽 간엽에 존재하는 등 수술이 불가능할 때가 많다.
따라서 외과적 절제술이 적용될 수 있는 경우는 전체의 20%선에도 못미친다.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전신 또는 국소적 화학요법,간동맥 화학색전술,방사선 요법,고주파 요법 등이 주로 시도된다.
이에 비해 밀리칸의 경우 통증이 적고 시술이 비교적 간단하며 단 한 번의 시술로 간암종괴를 죽일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밀리칸은 동화약품과 한국원자력연구소가 공동 개발한 방사성 의약품이다.
암 치료를 위해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한 방사성 의약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개발됐다.
그동안 홀뮴 에르븀 스포로시움 등 뼈에 강한 친화력이 있는 란탄계 원소의 화합물들이 주로 골암 치료제나 전이성 통증 완화제로 연구돼 왔다.
◆밀리칸 개발과정=한국원자력연구소는 고분자인 키토산이 란탄계 금속과 강력히 결합해 안정된 착화합물을 형성한다는 사실에 착안,홀륨-키토산 복합제 연구에 들어갔다.
키토산은 게껍데기 새우껍데기 오징어뼈 등의 주 성분인 키틴을 탈아세틸화한 것으로 의약품 첨가제와 인공피부 피부장기 등 의료용으로 개발되고 있는 천연고분자다.
동화약품과 한국원자력연구소는 홀뮴 수용액과 키토산 동결건조물 등 2개의 키트로 구성된 밀리칸을 만들었다.
밀리칸은 방사능 물질이기 때문에 제조방법과 사용이 매우 까다롭다.
홀뮴 키트의 사용기간은 단 3일에 불과하다.
간암 치료환자의 시술 날짜가 정해지면 원자력연구소에서 제조된 홀뮴은 특수용기에 담겨져 수술실로 수송된다.
홀뮴과 키토산을 혼합했을 경우 8시간 이내에 시술해야 한다.
홀뮴용액과 동결건조물인 키토산이 혼합된 홀뮴-키토산 복합물이 간암종괴에 투여되면 홀뮴은 β방사능을 방출해 암세포를 괴사시킨다.
홀뮴은 다른 장기로 누출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암세포 내에 머물러 간암종괴 괴사효율이 높고 정상조직에는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간암치료에 전기 마련=동화약품은 이 약이 간암 치료에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이름을 밀리칸으로 지었다.
'miracle liver cancer'를 줄인 것으로 경이로운 또는 기적의 간암 치료제라는 의미다.
기존의 간암 수술요법과 비교,획기적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
동화약품 김응환 개발담당 상무는 "간 절제술은 수술로 인한 입원과 치료로 인해 정상 회복 때까지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밀리칸은 시술시 통증이 거의 없고 단 1회 주입으로 간암세포 괴사율이 높으며 투약 다음날 퇴원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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