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시 낭인' 쏟아지고 변호사는 백수 공포…외통수 걸린 로스쿨
로스쿨 도입 17년
법조인 선발 방식 바꿔야 하나
변시 합격률 87%→50% '뚝'
'오탈자' 급증…사회적 손실로
취업 스펙 못 쌓아 알바 전전
기업 변호사 증가 등 '긍정적'
법조인 출신 대학도 다양화
법조인 선발 방식 바꿔야 하나
변시 합격률 87%→50% '뚝'
'오탈자' 급증…사회적 손실로
취업 스펙 못 쌓아 알바 전전
기업 변호사 증가 등 '긍정적'
법조인 출신 대학도 다양화
◇2000명 넘어선 ‘변시 낭인’
사법시험 시절 무제한 응시로 발생한 ‘고시 낭인’을 막으려는 취지였다. 그러나 변시 합격률이 첫해인 2012년 87%에서 올해 50%까지 곤두박질치면서, 이제는 ‘변시 낭인’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오탈자 대다수는 생계 문제를 호소한다. 5년간 변시에 매달리느라 토익이나 대외활동 등 취업에 필요한 스펙을 쌓을 틈이 없었던 데다 ‘늦은 나이’까지 발목을 잡는다. 수도권 로스쿨을 졸업한 오탈자 B씨는 “1년 넘게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다가 가까스로 30대 중반에 공공기관 블라인드 채용으로 입사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오탈자 C씨는 최근 중소기업 법무팀에 입사했지만, 로스쿨 재학 시절 끌어다 쓴 금리 연 10%대 캐피털사 대출이 여전히 남아 있다.
‘패배자’라는 낙인도 이들을 옥죈다. 취업할 때 로스쿨 졸업 이력을 아예 제출하지 않는 오탈자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법학 전문성이라는 ‘메리트’보다 변시 불합격자라는 사회적 낙인이 더 크게 작용한다는 것이다. D씨는 “로스쿨 재학 시절 우울증과 부모님 투병으로 공부에 집중하지 못했다”며 “응시 기준을 ‘5년’이 아니라 기간 제한 없는 ‘5회’로만 바꿔도 숨통이 트이는 학생이 훨씬 많아질 것”이라고 했다.
◇‘변시 학원’ 된 로스쿨
오탈자 문제는 단순한 개인의 불운을 넘어 사회적 손실로 번지고 있다. 합격 문턱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로스쿨은 사실상 ‘변시 학원’으로 전락했다. 서울의 한 로스쿨에선 올해 1학기 국제거래법·고용평등법·법제사 등 과목이 폐강됐다. 학생들이 공법·민사법·형사법 등 변시 직결 과목에만 몰리기 때문이다. 공익 활동의 일환인 리걸클리닉(무료 법률 지원 실습 교육) 지원자는 극소수에 그쳤다. 다양한 법조인을 양성한다는 로스쿨 도입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오탈자 포비아’는 로스쿨 서열화도 가속화하고 있다. 수험생·재학생 커뮤니티에선 비수도권 5개 로스쿨(강원·제주·동아·원광·영남)을 묶어 ‘강제동원령’이라고 부르는 은어까지 통용된다. 고려대·연세대 로스쿨 1학년조차 서울대 진학을 위해 반수에 매달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공익·기업 법조 영역은 확대
법조 다양화도 진전됐다. 사법시험 시절 신규 법조인의 출신 대학은 평균 40여 곳이었지만, 2024년엔 74곳으로 늘었다. 공익법단체 두루에 따르면 국선 전담 변호사는 2004년 11명에서 현재 254명으로 증가했다.
이인혁/정희원/김유진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