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경제가 1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한 가운데 5월 소비자물가가 상승률이 지난 1999년 10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23일 독일 통계청이 발표했다. 통계청은 이날 잠정집계한 5월 물가상승률이 작년 동기에 비해서는 0.7% 올랐으나 전달에 비해서는 0.2% 떨어졌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당초 5월에 물가상승세가 다소 둔화될 것으로는 여겼으나 전달에 비해 이 정도로 하락할 것으로는 예상하지 않았다. 통계청은 에너지 가격을 제외할 경우 5월 물가가 전월 대비 0.8% 상승해 안정적인 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서비스 물가 등의 하락 폭이 크고 2분기에도 경기침체가 계속되거나 더 악화될 조짐 등을 고려할 때 독일 경제가 이미 디플레 상태에 빠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우려하고 있다. 디플레는 물가가 계속 내림세를 보여 소비자들이 구매를 연기, 경기가 더 침체하고 이에 따라 물가가 더 내리는 악순환 속에서 경제가 회복되지 않는 것이다. 한편 독일과 이탈리아 등의 물가상승이 크게 둔화됨에 따라 5월 유로권 인플레가 작년 6월 이래 처음으로 유럽중앙은행(ECB)의 억제목표치 2%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며, ECB가 이를 근거로 금리를 추가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시장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