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기로에 선 한국게임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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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세계 게임시장에서 더 이상 변방국가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폐막된 E3쇼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웹젠 김남주 사장의 평가다.
국내 업체들은 이번 전시회에서 관람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선두 게임업체인 엔씨소프트가 국내업체 처음으로 메인전시관인 LA컨벤션센터 사우스홀 에 3백37평의 대형 전시부스를 마련,세계적 게임업체 비벤디유니버설 EA 액티비전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웨스트홀에 60여평 규모의 전시부스를 차린 온라인게임업체 웹젠의 '뮤'도 화려한 그래픽으로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본격적인 도약기를 맞은 한국의 온라인 게임산업이 주목을 받자마자 위기를 맞고 있다는 사실도 명백해졌다.
바로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인터넷 연결이 가능한 가정용 비디오 게임을 내세워 온라인게임시장을 공략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MS 게임사업부의 로버트 바흐 부사장은 "비디오게임기(X박스)를 통해 게임은 물론 영화 등 오락물을 인터넷으로 즐기는 시대가 곧 도래할 것"이라며 비디오게임을 온라인게임시장의 주무대에 올려놓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소니(플레이스테이션2)도 마찬가지다.
국내 온라인게임업체들이 이제는 소니 MS 등 세계 게임시장을 주도하는 공룡기업들과 겨뤄야 하는 처지가 됐다.
이에 대해 엔씨소프트의 미국현지법인 리처드 게리엇 이사는 "온라인게임이 비디오게임에 쉽게 자리를 내주진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비디오게임기를 인터넷에 연결하는데 따른 비용문제 등을 그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2∼3년내 비디오게임과 온라인게임의 장르 구분이 무의미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게임업체들이 세계 게임시장의 흐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문제점도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번 전시회에 출품된 1천4백여 신작 가운데 비디오게임이 57%에 달할 정도로 비디오게임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공동관에 참가한 국내업체들은 대부분 PC게임을 내놓았다.
한국이 게임산업의 강국이 되기에는 아직 갈길이 멀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박영태 산업부 IT팀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