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운송하역노조 화물연대와 정부의 15일 새벽 노.정협상은 예상과는 달리 쉽게 진행됐다. 노.정 양측은 협상 직전 운송노조 정호희 사무처장을 비롯해 노조측 대표단이 정부측에 `아저씨가 또 대표냐, 영 안만날 것 같더니 밤중에 왜 부르느냐', `정부가 해야 할 것을 안하는 것 아니냐'며 야유성 목소리를 내기도 했으나 이후 협상은 큰 무리없이 흘러갔다. 이는 양측이 하루전까지만 해도 `선 정상화, 후 협상'을 주장하거나 `정부의 전향적인 태도변화가 없으면 무기한 파업'이라고 강경한 목소리를 내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노정은 이날 협상 재개에 앞서 노동부와 민주노총 채널을 통해 물밑접촉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협상에서도 최대 쟁점은 경유세 인하문제. 정부가 당초 경유세 인상분의 50%를 보전해 주던 것을 올 7월 인상분에 한해서는 전액 보전해 주겠다는 카드를 내놓자 화물연대 측은 "경유가가 매년 오르는데 올해만 보전해 주면 뭐하냐"며 "확실한 보장을 해줘야 한다"고 버텼다. 그러나 이내 현행 보조금 지급방식을 개선하며 에너지세제 개편에 따른 부작용을 예방하고 해결하기 위해 노조와 사업주단체 등과 성실히 협의한다는 문구를 포함시켜 절충점을 찾았다. 협상시작 3시간여가 지나면서 협상장 안에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으나 이내 조용해졌고 오전 5시를 넘어서면서 협상장 주변에서 타결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그러나 협상장 주변 정부 관계자들은 협상 내용과 관련해 일체 함구했다. 이어 협상시작 4시간여만인 오전 5시30분께가 되자 노.정 양측 대표단이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협상이 타결쪽으로 가닥이 잡혔음을 암시했다. 이에 앞서 정부는 고건 국무총리 주재로 14일 중앙정부청사에서 화물연대 파업관련 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하고 노.정간 긴급 실무협의를 소집키로 하고 정부안을 최종 조율하는 등 긴박한 움직임을 보였다. 관계장관 회의뒤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은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밝혀 협상이 타결쪽으로 가닥이 잡힐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이번 노.정의 심야협상은 정부나 화물연대 어느 곳에서도 사전에 감지되지 못해 말그대로 `깜짝협상'이라는 말들이 협상장 주변에서 오갔다. (서울=연합뉴스) 류성무 기자 tjda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