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부산지부의 파업강행 결정에 따라 13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가면서 부산항 일부 부두의 항만기능이 마비되고수출피해 등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특히 이번 사태의 여파 가운데 가장 우려했던 선사들의 부산항 이탈이 현실로나타나고 있다. 정부가 군수송차량까지 투입하면서 긴급화물 수송에 나서 부두 야적장 사정은다소 호전되고 있으나 수출물량 반입이 늘어나면 14일 이후에는 다시 악화될 것으로전망돼 근본적인 대책은 되지 못하고 있어 조속한 사태해결없이는 항만마비사태는지속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부두기능 마비= 화물연대 파업이 5일째 이어지면서 부산항 각 부두의 컨테이너 반출입은 지난 9일 평소의 54.8%로 낮아진데 이어 10일에는 33%,11일에는 25.3%까지 떨어졌다가 12일에는 32.1%로 다소 나아졌다. 이는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찬반투표를 위해 부산대로 집결하면서 신선대부두 봉쇄가 풀린데다 운행차량 방해행위가 줄었기 때문이다. 정부의 비상수송대책이 시행된 13일에는 반출입률이 평소의 35%까지로 높아지는등 호전추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야적장 장치율은 여전히 평균 81%를 웃돌고 있으며 특히 일반부두인 3부두와 4부두는 각각 장치율이 158%와 101.1%에 달해 13일부터 하역작업이 전면중단되고 있다. 감만부두 대한통운터미널도 장치율이 103.4%에 달하면서 13일 오전 컨테이너 834개를 내리기로 예정된 중국해운소속 제노아호 하역작업이 차질이 불가피한 실정이며 이에 따라 인날 오후 6시와 14일 오전 3시로 예정된 선박들의 하역작업 차질이불가피한 상태다. ▲선적차질 심화= 화물연대 파업이후 수출화물 선적 차질이 10일 20%에서 11일에는 50%대로 높아졌다가 12일에는 무려 70~80%대로 치솟아 사실상 `수출길'이 막혔다. 자성대부두의 경우 12일 출항한 4척이 예정된 화물의 30%만 싣고 출항했고 이날입항예정인 7척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신선대부두의 경우 11일 선적하지 못한 수출컨테이너가 20피트 기준 114개였으나 12일에는 무려 1천802개로 급증했고 13일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12일 이 부두를 출항한 6만4천t급 현대 프리덤호의 경우 컨테이너 1천100개를실을 예정이었으나 370개 밖에 선적하지 못했다. 출항시간을 4시간이나 연기하면서기다렸으나 끝내 물량이 도착하지 않아 그냥 떠났다. ▲피해규모= 이같은 선적 차질로 인해 지금까지 국내 수출업체들이 입은 피해는2억2천만달러에 달하고 총파업에 따라 화물처리가 전면중단될 경우 하루 1억9천만달러의 수출피해가 예상된다고 부산해양수산청은 밝혔다. 또 컨테이너 반출입 차질로 터미널 야적장의 장치율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본선하역비 피해도 12일 오후 5시까지 33억원에 달하며 장치장내 장치기간 경과와 셔틀비용까지 감안할 경우 피해액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선사 기항지 변경 = 부산항의 기능이 사실상 마비되면서 대형 선사 가운데 처음으로 한진해운이 14일 부산항 입항예정인 바이칼세나토호의 기항지를 중국 상하이로 옮겼다. 바이칼세나토호는 미주에서 부산으로 들어와 컨테이너 700여개를 내릴 예정이었으나 감만부두 등 부산항 컨테이너 터미널 야적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기항지를 상하이로 옮겨 화물을 내려놓을 예정이다. 이 때문에 이 화물들은 나중에 다시 부산으로 옮겨야 하기 때문에 상하이항 입항관련 비용과 보관 비용 등 선사측의 추가비용 부담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한진해운은 또 북중국과 일본서안을 출발해 부산항에서 각 목적항으로 옮겨 싣는 환적화물 처리를 부산항 항만기능이 회복될 때까지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중국 환적화물을 주로 취급하는 차이나쉬핑도 모선의 접안이 어려울 경우 부산항 기항을 포기하고 인근 고베나 상하이항으로 기항지를 옮긴다는 방침이다. 현대상선도 부산항 부두 야적장 장치율이 계속 올라가 컨테이너 화물을 내리기어렵게 되면 불가피하게 기항지를 옮길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비상수송대책 = 허성관 해양부장관은 이날 오전 부산해양청에서 부산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관계기관장 대책회의를 갖고 비상수송방안을 마련,시행에 들어갔다. 25개 컨테이너 운송업체에서 보유하고 있는 비노조원 차량 2천532대 등 파업 불참차량과 부산항 전체적으로 260대에 달하는 부두내 야드트렉터를 총동원, 화물운송에 투입하고 있고 열차 230량을 추가 투입해 평소 11.6%인 철도수송 분담률을 20%이상으로 높이기로 했다. 또 국군 수송사령부 산하 트레일러 차량 45대와 벌크화물 트레일러 11대, 대형트럭 175대를 투입해 냉동화물 등 긴급화물 수송에 투입하기로 하고 이미 13일 오전신선대부두에 차량 10대를 지원했다. 이밖에 연안 해상수송을 확대해 내항 컨테이너 전용선 9척 가운데 4척을 부산항에 긴급투입하고 외항 컨테이너선의 연안항로 투입도 적극 검토하는 한편 동아시아지역 해상수송 수출입 화물에 대해서는 울산항과 마산항 등 인근 항만으로 옮기는방안을 추진 중이다. ▲화물연대 동향= 12일 새벽 총파업 강행을 결정한 뒤 부산대를 떠난 화물연대조합원들은 13일 중에 부산시내 모처에서 집결해 시위를 벌인다는 방침이지만 구체적인 장소는 알려지지 않았다. 또 파업강행 결정으로 사실상 조합원들로부터 불신임을 당한 지도부는 향후 투쟁방향 등을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부산항 전 부두에는 10개 중대의 경찰력이 배치돼 조합원들의 부두봉쇄와운송방해 등에 대비, 우려했던 마찰이나 방해행위 등은 벌어지지 않았다. (부산=연합뉴스) 이영희.김상현.김영만기자 lyh9502@yonhapnews josep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