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에 금리인하 가능성까지 더해지면서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 기업실적과 경기의 호전 조짐이 없는 만큼 증시로 돈이 대거 몰려들기는 힘들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않다. ◆ 금리인하론.외국인매수세가 가능성 높여 한양증권은 11일 5월 증시를 '유동성장세(금융장세) 진입을 위한 과도기'로 규정하고 이에 대한 전략적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양증권은 그 근거로 ▲최근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집중매수에 나선 외국인들의적극적 장세대응 ▲향후 예상되는 금리 인하와 이에 따른 자산간 자금이동 ▲주변환경 안정에 따른 시중유동성 증시유입 가능성 등을 꼽았다. 서형석 한양증권 연구원은 "현재 기업실적, 경제지표 등은 나쁜 상황이나 증시의 선행적 성격을 고려할 때 경기바닥을 예상한 자금유입으로 유동성장세가 펼쳐질가능성이 높다"면서 "여기에 금리인하 조치가 덧붙여지면 '금리인하→ 채권가격상승→채권매력감소→ 주식매력증가'의 과정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SK증권 역시 최근 2~3개월안에 유동성 장세가 전개될 확률이 60% 이상이며 2분기 중 수급개선과 함께 유동성장세가 펼쳐지면 700선 진입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북핵문제.사스 등의 부정적 영향이 약해진 반면 미국IT기업의 재고조정, 미국시장 상승 등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등 증시주변 여견이 호전되고 있는데다 수급상황역시 외국인들의 매도압박 진정 등으로 개선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설명이다. ◆ 경기.실적회복 확인이 '우선' 그러나 강력한 유동성 장세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하는 전문가들은 경기.기업의 펀더멘털 회복에 대한 '신호'가 아직 포착되지 않았고 시중의 안전자산 선호현상도 여전히 강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신성호 우리증권 이사는 "유동성장세를 위해서는 저금리, 주가의 저평가상태,경기의 방향성 확인 등 세 가지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면서 "현재 금리와 저평가 조건은 충족된 것으로 보이지만 경기회복에 대한 전망이 아직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비록 하반기 경기가 상반기에 비해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금리인하 조치 등이 취해진다해도 증시로 자금이 즉시 유입될 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황창중 LG증권 투자전략팀장도 "금리인하 조치가 채권의 수익률을 떨어뜨려 증시로의 자금유인 요소가 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기업의 펀더멘털 회복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로는 일시적으로 유동성이 보강된다해도 랠리가 지속될 수 없다"고지적했다. 김세중 동원증권 연구위원은 "현재 절대적인 금리수준과 주가수준이 낮은데다다음주 금통위의 콜금리인하 가능성까지 높아지자 유동성장세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있다"면서 "유동성장세 가능성은 상존하지만 금리인하를 비롯한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유동성강화로 직접 이어지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위원은 그 이유로 ▲금리가 인하된다해도 신도시 선정 이슈가 시중자금을 부동산쪽으로 유인할 가능성이 있는데다 ▲SK글로벌 사태이후 강해진 안전자산선호 경향이 여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6월 이후 카드사 유동성 문제에 대한 의혹이 완전히 해소, 안전자산현상이 완화돼야 비로소 본격적인 유동성장세 돌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기자 shk99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