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부동산대책이 아파트시장에서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강남 도곡주공 아파트 청약이 과열을 보인데 이어 강남, 서초, 송파, 광명 등곳곳의 재건축 추진 아파트 가격도 여전한 강세를 보이고 있어 정부의 땜질식 처방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 재건축아파트값 다시 '꿈틀' = 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투기지역으로지정된 광명시의 경우 투기지역 지정 이후에 재건축 추진아파트의 가격이 더욱 강세를 보이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중반까지 1억6천만~1억7천만원에 가격이 형성됐던 철산주공 1단지 11평형의 경우 이달들어 매매호가가 1억8천만~1억9천만원대까지 올라갔으며 인근 저층단지와 하안주공 아파트도 호가가 뛰고 있다. 부동산써브철산공인 관계자는 "정부의 투기지역 지정에도 불구하고 신도시 후보지로 거론되면서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소유자들이 추가 가격상승을 기대하며 매물을 전부 거둬들인 상태"라고 말했다. 서초구는 반포 저밀도 지구내 재건축 아파트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반포주공 3단지 16평형의 경우 지난달초 5억8천만~5억9천만원이었던 가격이 지난달 중순이후 6억1천만~6억2천만원대로 올랐으며 지금은 6억3천만원에도 매물을 찾기 힘든 형편이다. 반포주공 1단지 22평형도 최근 일주일새 1천만~2천만원 오르는 등 이 지역 주공1~3단지와 한신1차, 미주아파트 등이 동반 강세를 보이는 분위기이다. 강남 재건축 추진아파트의 상징격인 은마아파트의 경우 지난달말 잠시 약세를보였던 가격이 다시 강세로 돌아서 34평형 가격이 6억4천만~6억5천만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분양가 인상으로 조합원들의 추가부담금이 인하될 것으로 알져진 송파구 잠실일대 재건축 아파트값도 다시 뛰어 지난달 중순 4억9천만원선까지 내려간 잠실4단지17평형 가격이 최근에는 5억2천만원대로 올라갔다. ◆ '땜질 처방'이 문제 키운다 = 호가 위주이긴 하지만 재건축 추진아파트 가격이 이처럼 곳곳에서 요동치는 이유로 ▲정부의 땜질식 처방 ▲해당 자치구의 주민이익 보호 ▲재건축 분양가의 상승 등을 들 수 있다. 아파트시장이 과열될 때마다 투기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 지정, 실거래가 과세등으로 시장을 냉각시키려고 하지만 정작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는 소홀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택지지구 개발과 신도시 건설 등으로 강남으로 몰리는 수요를 분산시키는 한편단기 시세차익에 대한 철저한 과세를 위해 실거래가 과세를 전지역에서 영구히 정착시켜야 한다는 지적이다. 개별 자치구가 지역주민의 이익만을 위해 재건축 요건을 제멋대로 적용하는 것도 큰 문제로 지적된다. 전문가들은 저밀도지구의 재건축은 빠른 기간내에 추진해 아파트 공급을 늘려줄 필요가 있지만 시장에 파장이 큰 중층아파트 등은 재건축규정을 일관성있게 적용해 시장의 질서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닥터아파트의 곽창석 이사는 "임시방편 성격의 부동산대책은 시장질서를 왜곡시키기만 한다"며 "공급은 확대하는 한편 투기차익은 철저하게 과세하고 재건축요건은엄격하게 적용하는 일관된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기자 ssah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