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오신날(8일)을 앞두고 불교 책들이 무더기로 쏟아졌다. 한국 차(茶)문화의 중시조로 추앙받는 초의 선사를 비롯 청담.서암 스님 등의 삶과 가르침을 책에서 만날 수 있다. 소설가 한승원씨가 쓴 '초의'(김영사, 9천5백원)는 조선 후기의 선승 초의 선사의 삶과 수행, 사상을 그려낸 소설. 초의 선사는 차의 고전으로 평가받는 '동다송' '다신전' 등을 남겼을 뿐만 아니라 직접 차밭을 가꾸며 다선일미(茶禪一味)의 경지를 이뤘다. 또한 다산 정약용, 추사 김정희, 소치 허련 등 당대의 거목들과 교유하며 선과 학문,예술을 논했다. 작가는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초의 선사의 유년시절, 출가 직후 행자와 사미 때의 행적 등 그의 전생애를 담아냈고, 다산 추사 등과의 교유과정을 통해 당대의 정신사도 복원해내고 있다. '그렇게 살다가 그렇게 갔다고 해라'(이청 엮음, 아침나라, 8천5백원)는 지난 3월 열반한 조계종 전 종정 서암 스님의 회고록. 어린시절과 출가 및 수행, 참선의 즐거움 등을 서암 스님이 직접 들려준다. 열반송을 남겨 달라는 시자들의 요청에 '누가 묻거든 그 노장, 그렇게 살다가 그렇게 갔다고 해라'고 했던 데서 제목을 따왔다. '유혹'(북로드, 1만원)은 서울 옥천암 주지 성전 스님의 산중 에세이. 스님은 "꽃들을 보면 아름다워지고 싶다. 구름을 보면 떠나고 싶다. 물을 보면 맑아지고 싶다. 햇살을 보면 행복하고 싶다. 그리고 바람을 만나면 그리움이고 싶다"며 '무욕'의 유혹을 말한다. '마음 동자'(공광규 지음, 화남, 9천원)는 불교정화운동을 주도했던 조계종 전 종정 청담 스님의 삶을 소개하는 전기동화다. 청담 스님의 유년시절과 출가 이후의 구도기,불교정화운동과 그후 한국불교를 재건한 과정 등을 실화와 함께 소개했다. 불교화를 전공한 현담 스님의 동자승 그림들이 마음을 따뜻하게 해준다. 이밖에 불교 경전과 설화를 토대로 불교의 가르침을 만화 형식으로 담아낸 '마음을 밝혀주는 60가지 이야기'(방경일 글, 김장열 그림, 솔바람, 1만원), 사리를 봉안하기 위한 공예품인 사리장엄을 해설한 '적멸의 궁전 사리장엄'(신대현 지음, 한길아트, 1만5천원), 천년의 세월을 넘어 모습을 드러낸 중국 법문사의 불지(佛指) 사리 발굴기인 '부처의 진신사리'(웨난 외 지음, 심규호 외 옮김, 전 2권.각권 1만2천8백원)도 나왔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