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된 일정을 하루 넘겨 30일 새벽 종료된 제10차 장관급 회담에서 남북이 경제.사회.문화 교류협력 분야에서 합의를 이끌어낸 것은 새 정부 들어 한동안 단절됐던 당국.민간 교류의 복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러나 향후 북-미-중 3자의 핵문제 대화나 대북송금 특검 수사 등의 향방에 따라 남북관계가 다시 풍랑에 휩싸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남북은 이날 ▲6.15 남북공동선언 3주년 계기 7차 이산가족 금강산 상봉 및 6.15 민족 통일대축전 개최 ▲이산가족 면회소 착공식 빠른 시일안 개최 ▲ 8월 대구하계 유니버시아드 북측 선수단.응원단 참가 문제 협의 등에 합의했다. 또 ▲ 5월19일부터 22일까지 평양서 5차 남북 경제협력추진위원회 개최 ▲ 7월9일부터 12일까지 11차 남북 장관급 회담 서울 개최 등에 합의했다. 이중 눈에 띄는 대목은 6.15 선언 3주년 계기 7차 이산 상봉과 6.15 민족 통일대축전. 그간 대남 민간단체 접촉에서 8.15 광복절을 즈음한 범민족대회를 중시하던 북한은 2000년 6.15 공동선언 이후로는 '6월15일부터 8월15일까지'를 '우리 민족끼리통일의 문을 여는 기간'으로 설정하거나 아예 '8.15'보다 '6.15'를 중시하는 태도를보여왔다. 올해도 조국통일 범민족연합(범민련) 북측본부는 최근 평양에서 11차 총회를 갖고 6월15∼8월15일 기간을 '민족공조로 자주권과 평화를 지키기 위한 운동 기간'으로 설정하는 결정서를 채택했으며 6월15일 평양에서 남.북.해외가 참가하는 민족 통일대축전을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북측은 이번 장관급 회담에서도 줄곧 노무현(盧武鉉) 정부의 6.15 선언 이행 의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공동보도문에 관련 내용을 재차 명시하라고 집요하게 요구,이를 관철시켰다. 어찌됐든 남북이 7차 이산 상봉과 애초 4월중으로 예정됐다 무기 연기된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 착공식을 빠른 시일안에 개최하기로 함에 따라 조만간 남북 적십자 접촉이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측이 8월 대구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에 선수단과 응원단을 보낼 의사를 재확인한 것이나 최근 개혁국민정당 김원웅(金元雄) 대표와 오는 7월 제주도에서 '통일민족평화체육축전'을 개최하기로 합의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국내에서 개최되는 국제 체육행사에 북한이 대표단과 응원단을 보내는 것은 지난해 9월 제14회 부산 아시안게임에 이어 두번째로, 북측은 이를 통해 '민족공조'의지를 내외에 과시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남북이 5차 경제협력추진위원회 일정을 잡은 것도 새 정부 하에서 경의.동해선철도.도로 연결, 개성공단 사업, 금강산 관광사업 등 3대 현안사업을 중심으로 한남북 경협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될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정부는 이중 사스(SARS.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 피해 방지를 이유로 북측에 의해 중단된 금강산 해로 관광을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재개하고 육로 관광도 8월이전에 재개하자고 북측에 요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개성공단 착공식 일정도 현대아산, 한국토지공사,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등 사업자 간 협의를 거쳐 곧 확정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충원기자 chung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