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은 27일 오후 평양 시내 고려호텔에서 제10차 장관급회담 첫 전체회의를 갖고 북한 핵문제와 남북관계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번 회담은 노무현(盧武鉉) 정부 출범 이후 첫 남북 당국간 고위급회담이라는점과 북측이 베이징(北京) 3자회담에서 '핵무기 보유'를 밝힌 직후 열린다는 점에서관심이 쏠리고 있다. 남측은 기조연설을 통해 북측이 3자회담에서 밝힌 핵무기 보유가 1992년 체결한'한반도 비핵화선언' 위반이자 한반도의 평화.안정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며, 남북관계 개선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북측에 핵무기를 폐기하고 비핵화 선언을 준수할 것을 강도높게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측 수석대표인 정세현(丁世鉉) 통일부 장관은 이날 서울을 떠나기 앞서 가진기자회견에서 "기본적으로 북한이 핵을 가지면 안된다는 입장을 확실히 전달하고 핵보유 발언이 사실이라면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의 중대한 위반이 된다"면서 이 문제를 회담에서 집중 거론할 것임을 밝혔다. 남측은 이와 함께 새 정부의 평화번영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이를 이행하기 위한방법으로 상호존중에 입각한 원칙과 신뢰의 남북관계를 만들어 나가자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수석대표는 회의에 들어가기 앞서, 북측 김령성 단장이 "예전에도 말한 적이있지만, 천리비린(千里比隣)이라고, 마음이 지척이면, 천리도 지척이다"라고 한데대해 "천릿길도 마음만 맞으면 멀다고 느껴지지 않지만, 가는 길에 돌부리 튀어올라어려움이 많은 게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회담에서 다뤄야 할 문제의 숫자나 양에 비해 시간이 부족하지만, 상대방의 의견이나 입장을 역지사지(易地思之)로 존중하는 자세로 임해 성과를 내자"고 했으며 김 단장도 "뜻을 모으고 지혜를 합치면 잘 되겠죠"라고 답했다. 남측 대표단은 이날 오전 10시 7분 아시아나항공 전세기 OZ-8015 편으로 인천국제공항을 떠나 서해 직항공로를 이용해 오전 11시 6분께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다. 공항 도착후 북측 검역의사 2명이 비행기에 올라와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검역을 위해 남측 대표단 전원의 체온을 확인했다. 북측은 사스에 대비하느라 공항 직원들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남측 대표단을 맞이했으나 마중나온 북측 대표단과 지원요원, 기자단은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평양=연합뉴스) 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