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은행에 대한 재실사 결과 주당가격이 오를 것이 확실해짐에 따라 매각협상의 난항이 예고되고 있다. 24일 예금보험공사와 신한회계법인 등에 따르면 조흥은행의 주당 가격은 매각주간사인 모건스탠리의 제시가격(4천690~6천400원)보다 300~400원 정도 높게 나올게 확실하며 예보는 이를 근거로 협상테이블에서 가격 올리기를 할 작정이다. 그러나 협상파트너인 신한금융지주회사는 `가격이 오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재실사 결과를 반박할 카드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져 진통이 예상된다. 주당가격 300~400원 오를 듯 재실사기관인 신한회계측은 "지난해 말을 평가시점으로 하고 최근 불거진 SK글로벌 분식회계 사건 등도 고려했다"며 "주당 가격이 300~400원 정도 오를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신한회계측은 매각주간사가 실사했을 때와 비교해 조흥은행의 부실규모가 크게 줄어 들었다는 것을 가격상승의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해 9월 실사때 2002년 상반기 회계보고서를 토대로 기업가치를 평가했지만 신한회계는 지난달 조흥은행이 발표한 2002년 회계보고서를 평가 자료로 활용, 조흥은행이 지난해 하반기에 털어낸 부실까지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또 신한회계는 조흥은행의 현재가치보다는 미래가치에 비중을 크게 두고 주당적정가를 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분식회계사건이 적발된 SK글로벌에 조흥은행이 4천300억원정도를 빌려준것과 관련해서는 조흥은행 전체대출금(40조원)의 1%수준이어서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신한회계측은 이번주중 최종 가격을 확정, 예보에 보고할 예정이다. 신한지주, 다양한 반격카드 준비 신한지주측은 재실사 결과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공식적인 반응을보이지 않고 있다. 이는 재실사가 공적자금관리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가격을 올리기 위해 이뤄졌기때문에 가격이 오르는 것은 당연하다고 느끼는 데다 재실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협상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식에 따라 신한지주는 조만간 이뤄질 협상테이블에서 사용할 다양한카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지주측은 조흥은행이 제출한 각종 자료와 신한회계측의 가치산정이 잘못됐다는 점을 집중 부각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지주는 부실을 모두 털어냈다는 조흥은행 주장의 진위여부, 조흥은행의 미래가치를 평가하기 위해 동원된 가정의 타당성 등을 공격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신한지주는 재실사가 이뤄지는 동안 자체적으로 조흥은행에 대한정밀실사를 진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풍부한 자료를 확보해 두고 있다. 정부 "최대한 가격 올린다" 공적자금 조기회수를 목표로 하는 정부는 재실사 결과가 나오는대로 신한지주와의 매각협상을 서둘러 매듭짓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정부 협상권자인 예보의 한 관계자는 "재실사결과를 토대로 최대한 가격을 올리겠다"며 "현재 주가는 낮지만 미래가치를 강조하며 협상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신한지주측도 애초 제시한 가격을 내리려고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양 측의 입장 차이가 크면 각종 데이터와 분석기법을 동원한 치열한 협상전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협상이 중단되거나 무산되는 상황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박성제기자 su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