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가 갈수록 돌연변이를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맬릭 페이리스(裴偉士) 홍콩대학미생물학과 교수가 23일 밝혔다. 사스 병원균이 코로나바이러스라는 것을 홍콩에서 처음으로 규명한 페이리스 교수는 이날 "사스가 초기에는 감염자의 폐만 손상시켰지만 지금은 신장 등 다른 기관도 공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페이리스 교수는 "사스 발생 초기에는 환자들이 설사 증세를 거의 보이지 않았지만 아모이가든(淘大花園) 아파트에서 사스에 감염된 주민들은 3분의 2가 설사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이 감염 경로 때문인지 아니면 바이러스 자체가 끊임없이 변하고 있기 때문인지 현재로서는 확실하지 않다"면서 "그러나 사스가 돌연변이를 일으키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앞서 중국과학원 유전자정보학센터도 "몇몇 사스 바이러스 게놈들에서 염기상의차이를 발견했다"면서 사스 바이러스가 빠른 속도로 변종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자체 웹사이트를 통해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여엉키옹(楊永强) 홍콩 위생복리국 국장(장관)은 기존의 리바비린과스테로이드 복합치료요법에도 사망자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의료 전문가들이 새로운 치료제를 투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둥젠화(董建華) 홍콩 행정장관은 22일 사스 예방과 퇴치를 위해 일하고 있는 일선 보건인력 충원과 교육, 훈련 등을 위해 2억홍콩달러(320억원) 규모의 기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홍콩=연합뉴스) 권영석 특파원 ys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