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들이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중후군)를 우려해 중국 비즈니스를 속속 축소하고 있다. 전자업체 마쓰시타는 22일 베이징 소재 휴대폰 부품 공장을 21일 하루동안 가동중지시켰다고 밝혔다. 마쓰시타사 대변인은 "택시 운전사인 공장 근로자의 남편이사스 감염자를 태운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예방 조치로 공장을 하루 동안 폐쇄했다"고 말했다. 그랴 이 부부는 사스에 감염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대변인은강조했다. 일본항공(JAL)은 사스 때문에 후쿠오카-홍콩 및 오사카-광저우 노선을 잠정 폐쇄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지난 14일부터 도쿄-홍콩 노선을 하루 2차례에서 한차례로 감편한 것을 내달에도 계속 적용한다고 덧붙였다. 도쿄-광저우 노선도 주 4회에서 3회 취항으로 줄어든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이밖에 나고야-괌 및 후쿠오카-상하이 노선들도 매일 취항에서 주 3회로 줄인다고 JAL대변인은 전했다. 이들 노선과 코드 공유되는 아메리칸 항공도 취항이 줄어드는 것으로 설명됐다. 히타치, NEC 및 산요의 경우 사스와 관련해 비즈니스를 축소하지는 않았으나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요사 대변인은 "사스 피해가 심각한 홍콩과 광둥성에 거주하는 직원 및 가족들을 일본으로 일시 귀환시키고 있다"면서 "현지에서 필요한 약품과 마스크를 긴급 공수했다"고 말했다. 마루베니 역시 베이징 주재원과 가족들을 귀국시킬 것이라면서 중국에 대한 비즈니스 여행도 최대한 자제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일본여행사협회(JATA)는 5월 예정의 해외여행 예약이 한해 전에 비해 49.9%나 줄었다면서 예년 같으면 지금이 한창 비즈니스 출장이 러시를 이룰 때라고 강조했다. 일본 기업에 대한 사스 충격은 증시에도 반영돼 22일 닛케이 225 지수가 178.62포인트, 2.24% 하락한 7,790.46을 기록했다. 다케나카 헤이조 일본 경제재정상은 그러나 "일본 경제에 대한 사스 피해를 평가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면서 "물론 부정적인 영향이 있기는 하지만 거시경제 측면에서 그 충격을 얘기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ING 증권의 리처드 제럼 수석연구원도 "사스가 일본 국내에서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한 그 충격이 아직은 미미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일본 후생성 패널은 사스 감염이 의심되는 일본인 2명에 대한 평가를 처음으로 유보하는 등 매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사스는 지금까지 전세계에서 4천건 이상이 발생해 최소한 224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도쿄 AF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