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의 니콜러스 스턴 수석 연구원은 13일 국가간 무역 장벽을 없애기 위한 세계무역기구(WTO) 협상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 세계경제는 한 해 8천억달러의 손실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스턴 연구원은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춘계 합동 총회가 끝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시장 개방을 위한 WTO 협상 실패는 경제적인 측면에서 이라크전보다 더 큰 악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미국, 유럽연합(EU) 등 부유 국가들이 농업 보조금 삭감을 거부함으로써 무역 협상을 지체시키는 주범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들 부유국의 무역 장벽은 극히 부당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그는 부유국들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가난한 나라들에 시장 개방을 촉구하면서도 개발도상국들이 상대적인 우위에 있는 부문에 대해서는 자신들의 시장을 걸어 잠그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브라질, 인도 등 개도국들은 부유국들이 하루 10억달러에 달하는 보조금을 자국 농가에 지급하고 있다며 불평하고 있으며 세계은행도 미국, 일본, EU 등이이같은 보조금 관행을 중단할 경우 과잉 생산 및 제품 가격 하락을 막을 수 있다는논지를 펴고 있다. WTO의 수파차이 파닛팍디 사무총장도 최근 세계은행에 보낸 성명서를 통해 세계은행 회원국들이 지난 2001년 카타르 도하에서 합의한 무역 장벽 제거 방침을 따르지 않음으로써 세계 경제에 피해를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WTO 회원국들은 지난달 열린 회의에서 국가간 이견을 좁히지 못함에 따라금년 3월31일로 시한이 설정된 도하개발어젠다(DDA) 농업 협상 세부 원칙 수립에 실패했다. (워싱턴 블룸버그=연합뉴스)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