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공산당이 요즘 이색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퉁즈(同志)호칭 운동'이 그것.당원을 서로 퉁즈로 부르자는 게 핵심이다. 주요 언론도 퉁즈 캠페인에 나서고 있다. 퉁즈는 개혁 개방 이전 중국에서 폭넓게 쓰던 호칭이다. 지난 1959년 마오쩌둥(毛澤東)이 '우리 모두 퉁즈라고 부르자'라고 주창하면서 전 사회적으로 쓰게 됐다. 성인들은 남녀를 가리지 않고 성(姓) 뒤에 퉁즈를 붙여 불렀다. 이를 통해 '공산주의 혁명 동지'라는 연대의식을 키워나갔다. 그러다 덩샤오핑(鄧小平)체제 등장으로 경제가 발전하면서 중국인들은 이 호칭을 외면했다. 공산주의 이념의 퇴색이라는 사회적 현상이 반영된 결과다. 그들은 퉁즈 호칭에서 문화대혁명 시기의 혼란을 연상했을지도 모른다. 이런 이유로 잊혀져가고 있던 퉁즈를 지금 상하이가 되살리겠다고 나선 것이다. 왜 상하이일까. 그 이유를 추적해보면 상하이 정치 경제의 2중성을 만나게 된다. 상하이는 중국에서도 비즈니스 여건이 가장 서구화된 도시다.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이 몰려들고 있다. 그래서 개방성 융통성 등이 뛰어나 보인다. 그러나 이는 경제분야 얘기일뿐,정치적으로는 베이징보다 더 사회주의 원칙에 충실한 성향을 보이고 있다는 게 상하이 주재원들의 인식이다. 지난 1989년 여름 베이징이 톈안먼(天安門)사태로 시끄러울 때도 상하이는 잠잠했다. 장쩌민 주룽지 등 당시 상하이 지도자들이 이를 엄격히 통제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그 공로로 중앙에 진출,지금도 중앙정계를 주도하고 있다. 공산당 창당 지역인 상하이 사람들은 사회주의 순수성을 이어받으려는 성향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 공안(경찰)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상하이 한 고위관리는 이를 숨기지 않는다. 그는 "베이징보다 상하이가 더 규정을 적용하는 데 엄격하다"며 "경제적 자유와 정치·사회적 자유는 다르다"고 말했다. 그게 바로 상하이의 경쟁력 원천이라는 설명이다. 퉁즈 캠페인은,경제적으로는 무한한 자유를 주면서도 정치적으로는 강력한 사회주의 통제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상하이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상하이=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