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부시 미국 대통령이 내달 5일로 예정됐던 캐나다방문을 연기했다고 캐나다의 한 일간신문이 12일 보도했다. 부시 대통령의 캐나다 방문 연기는 최근 미국주도의 이라크전을 둘러싼 캐나다정부의 비협조적 태도와 캐나다 정부내 일부 인사의 반미 발언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 일간 '더 내셔널 포스트'는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담당 보좌관이 장 크레티엥 캐나다 총리실에 이같은 방문 연기결정을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크레티엥 총리실 대변인은 그러나 "우리는 그같은 통보를 접수한 바 없다"고 말했다. 프레데리크 차이 대변인은 이라크전과 관련, 캐나다 정부관리들이 부시 대통령의 "방문연기를 통보받더라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악관은 부시 대통령의 캐나다 방문 연기를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고 있다. 캐나다는 유엔의 승인없는 대이라크 무력행사에는 동참하지 않겠다며 미국 지지를 거부한 바 있다. 캐나다 주재 폴 셀루치 미국대사는 지난달 캐나다의 전폭적인 지지 부족과 캐나다 정부내 일부 인사의 비난성 발언에 불만을 토로한 바 있다. 작년 11월 크레티엥 총리실의 프랑수아즈 뒤크로(여) 수석 대변인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담이 열리고 있는 체코 수도 프라하에서 정상회담 의제에 이라크 문제를 계속 부각시키려 하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을 `정신박약자(moron)'에 비유해 물의를 일으켰었다. 미국과의 관계악화를 우려한 일부 인사들은 뒤크로의 사임을 촉구했으나 크레티엥 총리는 "그녀는 개인적인 발언을 했으나 토론에서 미국 대통령을 다소 옹호했었으며 그같은 말을 사용했다는 점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고 나에게 해명해 왔다"면서 "그녀는 사표를 제출했지만 나는 그것이 개인적인 발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사직서를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 백악관은 표면상 뒤크로 대변인의 발언을 문제삼지 않고 있으나 부시 대통령과 그렇잖아도 불편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진 크레티엥 총리와의 관계는 그동안 전혀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반전주의자인 자유당의 캐롤린 패리쉬 의원이 미국인들을 "개자식(bastards)"으로 묘사했으며 허브 달리왈 자연자원장관은 부시 대통령을 정치인으로는실패했다고 주장했다. 더 내셔널 포스트는 소식통을 인용해 페르샤만(灣)에 파견된 한 캐나다 함정의함장이 단 한명의 이라크 지명수배자도 미국에 인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한 것이미국 정부가 감당할 수 있는 인내의 한계를 넘게 했으며 이로인해 부시 대통령의 캐나다 방문 연기가 결정됐다고 분석했다. 캐나다 언론들은 라이스 보좌관과 한 크레티엥 보좌관이 부시 대통령의 방문 일정 수정을 검토중에 있으며 아마도 크레티엥 총리 후임이 선출되는 11월중으로 스케줄을 잡고 있다고 보도했다. 크레티엥 총리는 2004년 2월 총리직을 사임하겠다고 공언했다. (토론토 AFP=연합뉴스) dcpark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