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일제히 TV광고를 내보내며 고객의 안방에서 격돌을 벌이고 있다. 9일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9개 시중은행 중 7개 은행이 고객의 마음을 차지하기위해 많게는 수백억원을 쏟아부으며 TV에서 기업이미지 광고를 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모델 변정수와 한형석 (주)마니커 사장이 집 장만과 세계일류기업으로 성장이라는 꿈을 얘기하는 광고를 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가계금융과 기업금융을 동시에 부각시키는 한편 꿈을 이뤄주는 은행이라는 이미지를 전달하려 했다"면서 "지난해 CI교체 후 홍보모델로 썼던 배우 원빈을 다시 기용한 것은 젊은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의 경우 일반적인 CI광고나 은행 이미지 광고가 아니라 언뜻 보면 공익광고 같은 내용의 어린이 금융교육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국민은행은 "모두가 공감하지만 앞장서는 사람이 없는 문제해결에 선도은행이나서겠다는 메시지"라면서 "합병은행의 비전전달은 끝났고 이제 고객에게 사랑받는브랜드로 가꿔야할 단계라고 판단했다"고 기획 배경을 설명했다. 앞으로도 돈벌기, 돈 불리기 등 어린이.청소년 금융교육을 겸한 광고를 내보낼계획이라고 국민은행은 덧붙였다. 한미은행은 작지만 실속있는 은행이라는 점을 전달하기 위해 풍요로운 지구와크지만 사람이 살수 없는 목성을 비교했다. 자산규모가 작은 탓에 최근 은행권 대형화 추세 속에서 이래저래 시달리던 한미은행이 광고를 통해 반격에 나선 것이다. 사실성이 돋보이는 광고 속의 행성들은 대부분 국내 컴퓨터그래픽 기술로 제작된 것으로 교수들의 검증까지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은행은 위조지폐 감별가로 이름 난 서태석 부부장을 등장시켜 외환부문의전문성을 부각시키는 한편 메어포르트 외환사업본부장을 함께 내세워 독일 코메르츠은행이 동반자임을 환기시켰다. 제일은행은 전 축구 국가대표 홍명보 선수의 책임감과 리더십 있는 이미지와 힘차게 공을 차올리는 장면을 통해 믿을 수 있는 은행이며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을 전달하고자 했다. 이 광고는 외환위기로 어려움을 겪은 과거를 고객들의 머리에서 떨쳐내고 희망찬 이미지를 심어주려는 의도인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신한지주는 거대한 공 모양의 CI와 은행과 증권 등의 자회사 명단을 통해종합금융그룹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잘 되시죠' 시리즈의 후속탄으로 `큰 소리 치십시오'를 내보내 자신감을 주는 금융서포터즈로서 이미지를 꾸준히 알리고 있다. 금융계에서는 최근 경기둔화와 SK글로벌 사태 등으로 은행들이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불경기때는 큰 효과가 없다는 CI광고를 하는 것은 올해 전망을 밝게 보고 미리계획을 짜둔데 따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최윤정기자 mercie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