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취임한 김동건 서울지방법원장이 취임사에서 법원조직 개혁과 관행 타파를 강력히 역설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김 원장은 취임사에서 "급격하게 재편성되는 사회에서 사법독립을 지켜내기 위해 법관 스스로의 자질을 높이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문을 연 뒤 "모든 사회 분야가국민을 상대로 신뢰경쟁을 하고 있지만 사법부는 좀처럼 경쟁에서 앞서 나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법관은 관행이라는 이름하에 안주하지 말고 상투적이고 의례적인 관행을 깨야 한다"며 "개혁은 기득권의 포기이며 개혁의 방법은 위로부터의 개혁, 나자신으로부터의 개혁이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 원장은 "우리 사법의 21세기를 전망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변혁이며 이러한 자기변혁은 탈인습적 사고에서 시작돼야 한다"며 "지금까지 관행으로 유지돼 왔던 모든 일상적 사건들을 세심하게 점검하고 반성해 보자"고 당부했다. 김 원장은 독일 경제학자 슘페터의 `창조적 파괴'라는 용어를 인용, "현대의 조직은 `안정파괴자'로서 항상 변화와 개혁을 추구하여야만 그 존재 가치가 있다"며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원장은 "이제 사법부에 대한 신뢰회복과 사법권의 독립은 우리 법원 가족 구성원들에게 달려있다"며 "우리 다같이 정의 앞에 겸허하면서 탁한 공기를 가르는 한줄기 시원한 바람이 되자"는 당부의 말로 취임사를 끝맺었다.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bana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