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전세계로 급속히 확산되는 가운데 미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 정부는 피해를 막기 위해 감염자 및 감염 우려자의 강제 입원과 집단 격리 등 법적 조치를 시행하기 시작했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4일 사스 환자들을 강제로 격리할 수 있는 권한을 보건당국에 부여했다. 이에 따라 보건당국은 기존 콜레라, 디프테리아, 페스트, 천연두 등의 감염자에이어 사스 환자 및 감염 의심자에 대해서도 강제 격리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됐다. 미국이 환자들을 강제로 격리할 수 있는 질병 리스트에 새로운 질병을 추가하기는 20년만에 처음이다. 홍콩 보건당국과 경찰도 사스에 집단 감염된 뒤 종적을 감춘 카우룬(九龍)지방의 아파트 주민들 113명에 대한 신원 추적에 나섰다. 이 아파트 단지의 다른 주민들도 격리됐다. 말레이시아도 독감 유사증세를 가진 여행객이 입국시 이를 신고하지 않을 경우최고 2년의 징역형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앞서 사스 감염 의혹이 있는 환자가 발생한 일본도 에볼라, 출혈열, 페스트 등전염병에 준하는 `신감염증'으로 사스를 분류, 환자를 강제 입원시키거나 오염건물을 봉쇄할 수 있게 했다. 태국은 사스 발생국에서 오는 모든 여행객들에 대해 사스 증세여부에 상관없이최소한 2주일 동안 바깥 출입을 금하고 집안에서 은신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또 사스 발생국의 여행객들은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며, 이를 어길 경우 최고 1만바트의 벌금 또는 6개월간의 징역형에 처해진다. 한편 사스의 병원균을 조사하고 있는 세계보건기구(WHO)는 사스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코로나바이러스족의 변종인 것으로 99% 확신하고 있다고 대변인이 밝혔다. 그러나 성병균인 클라미디아 같은 다른 바이러스가 이 질환에 작용했을 가능성도 무시할 수는 없다고 WHO 대변인은 덧붙였다. WHO의 데이비드 헤이먼 박사는 병원균의 정체 규명과 관련, 정확한 시한을 정할수는 없지만 "몇개월이 아닌 몇주내에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WHO와 각국 보건당국의 통계를 집계한 결과 4일 현재 사스 감염 또는 감염 의심환자는 전세계 31개국에서 2천512명에 이르고, 이중 83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됐다. 사스의 발원지이자 최대 피해국인 중국의 경우 1천190명이 감염, 47명이 사망했고, 2위국인 홍콩의 경우 761명이 감염, 17명이 사망했다. 일본에서는 새로 3건이 추가돼 유사 감염자가 17명으로 늘어났고, 미국에서는감염자 수가 115명으로 늘어났으며, 러시아에서도 첫번째 유사 감염자가 신고됐다. (워싱턴.홍콩.일본.중국 AP.AFP=연합뉴스)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