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2일 "많은 투자자들을 만나본 결과 한반도의 전쟁 위험보다는 한·미 관계의 갈등을 더 큰 불안요소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명분을 앞세워 한·미 관계를 갈등관계로 몰아가는 것보다 어려울 때 미국을 도와주고 한·미 관계를 돈독히 하는 게 북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취임 후 첫 국회 국정연설에서 "이라크전 파병 결정에는 어려운 우리 경제도 생각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관련기사 A6,7,38,39면 국회는 이날 노 대통령의 국정연설을 들은 뒤 본회의를 열어 파병동의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찬성 1백79표,반대 68표,기권 9표로 동의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건설 작업에 참여할 6백명의 공병대와 1백명의 의료단이 이르면 다음달 초 이라크에 파견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본회의에서 민주당 김근태 정범구 김성호 의원,한나라당 서상섭 의원,개혁국민정당 김원웅 의원 등은 "이라크 전쟁은 침략전쟁으로 절대 파병해서는 안된다"고 말한 반면 한나라당 박세환 의원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조속히 파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최근의 경제상황에 대한 국정운영 방침을 설명한 뒤 "집값·전셋값은 반드시 안정시키겠다"며 "이 문제만큼은 대통령인 제가 직접 챙기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지속적인 경제개혁 의지를 강조한 뒤 "몰아치기 수사나 특정 기업에 대한 표적수사는 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우므로 3년 정도의 계획을 세워 보통의 기업이 성의있게 노력하면 감당할 수 있는 속도로 시장개혁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SK글로벌 사건과 같이 시장에서 드러난 위법사실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대로 처리해 가겠다"고 덧붙였다. 이재창·허원순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