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니크 드 빌팽 프랑스 외무장관이 미국과 영국의 이라크 전쟁 승리를 원하지 않는 것처럼 보도한 영국 언론에 대해 프랑스가 발끈했다. 프랑스 외무부는 28일 성명을 통해 "일부 기자들이 장관의 발언을 보도한 방식에 분노를 금치 못한다"고 비난했다. 드 빌팽 장관은 27일 런던에 있는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회의에 참석해 연설한 뒤 기자회견에서 "이번 전쟁에서 누가 이기길 바라느냐"라는 데일리 텔레그래프紙 기자의 질문에 직접적으로 대답하지 않았다. 드 빌팽 장관은 "대답하지 않겠다. 당신은 내가 전에 한말을 귀담아 듣지 않았다. 당신은 이미 대답을 알고 있다"고 대꾸했다. 이에 대해 영국 언론들은 프랑스가 미.영 연합군의 이라크 전쟁 승리를 바라지 않는 것 아니냐며 드 빌팽 장관이 가뜩이나 악화된 불.영 관계에 다시 타격을 안겼다고 주장했다. 드 빌팽 장관은 지난 24일 프랑스 TV방송에서 "미국이 신속히 이 전쟁에서 이기길 바란다"고 분명히 말한 적 있으며 자크 시라크 대통령도 전쟁이 발발하기 전인지난 16일 "전쟁이 시작된다면 미국이 이끄는 군대가 신속한 승리를 거두길 바란다"고 밝혔다고 외무부는 지적했다. (파리=연합뉴스) 현경숙특파원 k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