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국민 400여 명은 이슬람 형제국 이라크를 미국의 군사공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수호전사로 지원했다고 현지 언론이 24일 보도했다. 과격 단체 이슬람방어전선(FPI)이 23일 자카르타 소재 미 대사관 앞에서 대학생등 1천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벌어진 반전시위 현장에서 이라크 수호전사 희망자를 모집한 결과 400여 명이 지원했다는 것이다. 물리아디 악바르라는 이름의 청년은 "나는 알라의 부름을 받았다. 이슬람형제국이라크를 방어하기 위해 죽을 각오가 돼 있다"고 밝혔다. FPI는 이라크 수호전사 모집 규모와 참전 방법 및 시기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인도네시아인들은 과거 아프가니스탄이 구 소련의 침공을 받고, 팔레스타인이 이스라엘과 전투를 벌일 당시 리비아 등지에서 군사훈련을 받은 뒤 현지로 옮겨 이슬람 형제들의 무장투쟁을 지원한 바 있다. FPI 산하 무장요원들은 이슬람 율법 수호를 명분으로 내세워 각목과 칼, 낫 등으로 무장한 채 수백 명씩 몰려다니며 술집과 디스코텍 등에 난입해 기물을 파괴하고 손님을 구타한 전력 때문에 내외국인들에게 공포의 대상이다. 인도네시아인 3천여 명은 23일 수도 자카르타와 페칼롱안, 발리 등지에서 즉각 적인 이라크 침공 중단을 촉구하는 집회와 시위를 4일 째 가진 뒤 미국과 영국 국기를 불살랐다. 한편 인도네시아 헌법상 최고 권력기구인 국민협의회(MPR)의 아민 라이스 의장은 이라크 침공을 결정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정신나간 미국의 카우보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지난 22일 자신이 이끄는 이슬람계 정당 국민수권당(PAN) 지지자들에 대한 연설에서 "부시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은 과거 잠재적 적을 전멸시켰던 스탈린과 유사하다"고 성토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황대일특파원 had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