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라크 공격을 명령함으로써 `예방적 선제공격'이라는 새로운 독트린을 행동으로 옮기고 있다고 영국의 유력 일간지 파이낸셜 타임스가 21일 보도했다. 타임스는 이날 해설면 한 면 전체를 할애한 특집 분석기사에서 부시 대통령은미국의 임무를 `스스로 선택한 전쟁'을 수행하는 것으로 전환함으로써 지난 50년간유지되어온 세계전략의 기본틀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고 말했다. 타임스는 2003년 발발한 이라크 전쟁은 `예방 전쟁'이라는 부시 독트린의 기치아래 진행되는 첫번째 전쟁이며 정권교체 뿐 아니라 민주적 가치 이식이라는 이중의목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쟁은 또한 첫번째 포탄이 발사되기도 전에 유엔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를 현격히 약화시키고 20세기 세계질서의 구축자였던 미국을 완고하고 심지어 호전적인 제국주의 권력으로 두려움의 대상이 되도록 하는 부작용을 낳았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헨리 키신저 전(前) 미 국무장관은 이에 대해 "미국의 외교정책이 새로 규정되는 역사적 전환점을 맞고 있다"면서 "지난 50년간의 기본 전제들에 대한 재검토가필요하다"고 말했다. 신문은 젊은 부시 대통령의 전쟁은 외견상 1991년의 걸프 전쟁과 유사하지만 여러 측면에서 아버지 부시 대통령의 전쟁과 선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12년전의 전쟁은 쿠웨이트 점령이라는 침략행위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지만 오늘의 전쟁은 `예방 전쟁'이라는 새로운 군사철학을 실현하기 것으로 그 전제를 달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미 카터 대통령의 국가안보담당보좌관을 역임한 즈비그뉴 브레진스키는 미국이 선례를 남김으로써 `일방적인 판단'을 내포하고 부시 독트린이 인도-파키스탄 문제 등 다른 지역의 분쟁해결 도구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또 부시 행정부내의 일부 보수파들이 시리아와 사우디 아라비아의 민주화는 물론 이란과 북한 등 나머지 `악의 축' 국가들과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야심을 갖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이번 이라크 전쟁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미국은 같은 전략을다른 지역에도 적용하고 싶은 유혹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런던=연합뉴스) 이창섭특파원 lc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