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반대하는 시위가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를 비롯한 전국 주요 도시에서 5천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이틀째 계속됐다. 자카르타에서는 이날 오후 이슬람 대학생 수백 명이 금요 기도를 마친 뒤 미국대사관 앞으로 집결해 즉각적인 전쟁 중단을 촉구한 데 이어 영국 및 호주 대사관앞에서도 비슷한 시위를 벌였다. 미국 대사관은 시위 양상이 격화되면서 물리적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이날 공관 주변에 철조망을 설치하고, 비자 발급을 포함한 대사관 업무를무기한 중단했다. 제 2의 도시 수라바야에서는 이슬람사회연대(ASMI)를 비롯한 이슬람 단체 소속회원 2천여 명이 미국총영사관 건물 앞으로 몰려가 성조기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얼굴이 그려진 피켓을 불태우는 등 과격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미국의 이라크 침공은 야만행위라고 규탄하며 미국 식료품을 비롯한모든 상품의 불매 운동과 대미 외교관계 중단, 미국 주재 인도네시아 외교관들의 즉각적인 철수 등을 주장했다. 남수마트라 주도 팔렘방에서는 정의당(PK) 지지자 2천여 명이 민족항전기념광장에 집결해 입에서 피를 흘리는 모습의 부시 대통령의 모습이 그려진 피켓을 든 채 `부시는 피에 목마른 흡혈귀'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이라크 공격을 규탄했다. 이 밖에 북수마트라 주도 메단 지방의회 건물 앞에서 중.고교생 200여 명이 부시 대통령을 국제 테러리스트 1호로 지목, 그의 얼굴이 그려진 그림을 불태웠고 남술라웨시 주도 마카사르에서는 대학생 100여 명이 일본총영사관으로 몰려가 이라크전에 대한 일본의 지지를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앞서 미국의 이라크 공격 소식이 시작된 20일 자카르타 주재 미국 대사관 앞에정의당(PK) 추종자와 노동자 등 2천500여 명이 미국 규탄 시위를 벌인 것을 비롯해전국 주요 도시에서 반전 시위가 잇따랐다. (자카르타=연합뉴스) 황대일특파원 had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