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간부 줄사퇴...변호사들 '긴장' .. 경쟁 치열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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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열 파괴형' 검찰 인사의 여파로 서초동 변호사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퇴임한 거물급 인사가 개업 내지는 로펌에 적을 둘 것이 확실해 보이는 상황에서 법률시장 개방 압력,직역 파괴,사법시험 합격자 증가 등으로 가뜩이나 어려워진 변호사들의 사건 수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외환위기 전인 지난 97년 46건이던 서울지방변호사회 소속 변호사들의 연간 수임 건수는 지난해 26건으로 43.4%나 감소할 만큼 수임 여건이 악화돼 있는 상황이다.
이번에 퇴임한 검찰 고위급 인사는 김각영 전 검찰총장을 포함,14일 현재 모두 11명이며 향후 3~4명의 고위급 간부가 추가로 사표를 제출할 경우 '인사 파동' 여파로 검찰을 떠나는 고위 간부는 15명선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95년 5월 박순용 전 검찰총장이 총장으로 임명됐을 때 사시 동기 7명 등 모두 13명의 고위 간부가 집단 용퇴했던 기록을 넘어서는 규모다.
변협 관계자는 "벌써부터 검찰 고위 간부들의 집단 사퇴로 수임 여건이 열악해질 것을 걱정하는 변호사들이 많다"고 전했다.
특히 형사사건 전문 변호사들은 이번에 옷을 벗은 간부들이 대부분 검사장급 이상 고위 간부들이라는 점 때문에 자신들의 수임 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근본적으로 형사사건 수임률 자체가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15명에 달하는 거물들이 변호사 업계로 밀려올 경우 '전관 예우'라는 명목에 따라 기존 형사 전문 변호사들의 입지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 퇴임한 고위 간부들이 예전만큼 전관 예우 혜택을 누리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1~2년에 달하던 전관 예우 기간이 요즘에는 6개월로 단축됐다는 말들이 떠도는가 하면 심지어 검찰 일각에서조차 '이번에 퇴임한 간부들은 전관 예우 혜택이 적지 않겠느냐'는 예상마저 나오고 있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