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위기에 이어 SK글로벌의 분식회계 파문이 겹치면서 해외 금융시장에서 한국물 기피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과 한국 기업들의 해외 주식예탁증서(DR)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데다 은행들마저 최근 해외자금 차입에 잇따라 제동이 걸리고 있다. 13일 정부와 금융계에 따르면 뉴욕 금융시장에서 12일(현지시간) 마감된 외평채 가산금리는 1.97%포인트로 전날보다 0.15%포인트 올랐다. 가산금리는 지난 2월말(1.28%포인트)에 비해 보름도 안된 사이에 0.69%포인트나 급등한 것이어서 최근 한국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급속히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처럼 외평채 금리가 단기 급등함에 따라 정부는 이달말 예정했던 10억달러 규모의 외평채 차환발행 시기를 연기하기로 했다. 한국전력 포스코 SK텔레콤 등 국내 대표기업들의 DR가격도 최근 1주일 사이에 10% 가까이 떨어졌다. 지난 주말 한 시중은행은 해외 금융시장에서 3개월 만기로 수천만달러를 차입하려고 시도했다가 외국은행이 터무니 없이 높은 금리를 불러 결국 차입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은행 관계자는 "북핵 위기에 SK글로벌 사태까지 터지자 상당수 외국은행들이 한국계 은행에 대한 크레디트라인(신용공여한도)을 동결해 신규 차입이 사실상 끊겼다"며고 말했다. 이로 인해 산업 수출입 국민 우리은행 등은 당초 이달중 계획했던 중장기 외화차입 규모를 줄이거나 일정을 순연했다. 한편 한국은행의 적극적 개입으로 이날 국내금융시장은 진정되는 추세를 보였다. 지표금리인 3년 만기 국고채 금리의 경우 오전 한때 연 5.40%까지 치솟았으나 한은의 금융시장 안정대책에 힘입어 전날보다 0.04%P 오른 연 5.24%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60전 오른 1천2백46원60전으로 마감됐다. 역외 선물환(NDF) 시장의 매수세로 한때 1천2백54원50전까지 치솟았으나 무디스가 한국 신용등급을 유지키로 함에 따라 오름폭이 둔화됐다. 종합주가지수는 531.78로 0.03포인트(0.01%), 코스닥지수는 36.07로 0.76포인트 떨어지는 등 주가도 약보합세를 나타냈다. 한편 이날 투신사 사장단은 시장안정을 되찾기 위한 방안으로 펀드환매를 당분간 유보키로 자율 결의했다. 현승윤.차병석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