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정보기술(IT) 지출이 올해는 늘어나지 않고 내년이 돼야 겨우 미미한 증가를 보이기 시작할 것으로 조사됐다고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가 가트너 그룹의 보고서를 인용, 10일 보도했다. 가트너 그룹의 피터 손더가드 기술부문 부사장은 `최근 유럽의 IT지출 조사 보고서'와 관련, 올해 IT 예산이 약간 늘어날 것으로 돼있지만 차기 회계연도의 예산수준에 맞추기 위해 관례적으로 미집행 예산의 지출을 늘림으로써 확대 편성됐던 지난해 4.4분기의 IT예산 불용액은 올해 다른 영업 부문으로 전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기업의 기술이사(CIO)가 예산을 전액 집행하지는 못하도록 하는 새로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예산과 실제지출의 차이는 일부 IT예산의 보이지 않는 축소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와 관련, 지난 연말에 시작된 이같은 경향이 올해 가속화될 것이며 이는본질적으로 예산이 늘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의미한다고 강조하고 예산이 늘어나는분야는 지난해 유일하게 성장세를 보인 아웃소싱 부문과 콘텐츠 관리 및 웹 서비스,기업 정보 등의 특화된 소프트웨어에 한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유럽의 이같은 추세는 세계적인 조류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대상 기업의 75%가 올해 예산을 지난해 수준으로 유지하거나 IT예산을 약간 늘릴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기업의 CIO는 IT지출에 관해 한푼이라도 정당화해야 하고 특히 1990년대에 시작된 대형 사업의 유지에 대부분 예산이소요되기 때문에 임의로 지출되는 IT예산은 거의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CIO들이 내년에 조금이라도 지출의 재량권을 갖기 위해서는 과거의 비효율적인 IT환경을 최소한 10% 솎아내야 할 것이라고 손더가드 부사장은 지적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내년도 IT업계에 완만한 상승세를 가져올 몇가지 긍정적인 추세는 감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올해 IT제품의 가격이 안정되면서 제조 업체들이 내년에는 협상의 주도권을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이는 지난해 IT업계 전반의 축소 경쟁으로 통합이 가속화됐기 때문이며 올해도 인수와 합병(M&A) 활동이 늘어나면서 많은 회사들이퇴출될 것이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한편 보고서는 현재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 대한 지출이 지연되고 있으나 유지 비용이 대체 비용보다 많이 드는 내년부터는 투자가 회복될 것으로 보이며 내년에는 특히 무선 기술과 웹 서비스의 핵심기술 개발 움직임이 활발해지는데 따른 혜택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정규득기자 wolf85@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