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은 최근 4년간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따른 효과를 누리고 있는 종합무역상사다. 그동안 구조조정관련 손실이 순이익 규모를 깎아내리는 점이 이 회사 주가에 걸림돌로 작용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손실 발생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거의 마무리됐다. 지난 2000년과 2001년 각각 3천억원을 넘어섰던 구조조정관련 손실은 지난해 1천2백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지난 99년 2조5천억원에 달했던 순차입금 규모도 현재는 1조2천억원대로 감소했다. 이러한 재무구조 개선에 힘입어 구조조정 효과가 가시화되기 시작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4.7%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순이익은 1백71%나 늘어나는 등 수익성 개선폭이 두드러졌던 것. 증시 전문가들은 올해 1회성 손실규모가 미미해 순이익 증가폭이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G투자증권 박진 연구원은 "순이익 규모가 지난해 7백74억원에서 올해는 1천1백18억원대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주가 전망도 밝다. 동양종금증권 김장우 연구원은 "삼성물산 주가는 2001년 이후 매년 연초에는 강세를 보이다가 연말에 약세로 돌아섰다"며 "이는 구조조정 완료에 대한 기대감이 부풀었다가 계속 지연되면서 실망 매물이 쏟아져나온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구조조정 관련 손실은 대강 처리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기나긴 구조조정의 터널을 이제야 통과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계열사 지분매각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김 연구원은 "올해 거래소시장 상장을 계획중인 삼성카드(4백31만주)와 삼성캐피탈(6백31만주) 등 보유 유가증권을 매각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이 경우 3천억원이 넘는 매각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진 LG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분율이 37.5%에 달하는 삼성종합화학의 외자유치가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지분법 평가이익이 축소되는 영향이 있지만 삼성카드나 삼성캐피탈 지분 매각으로 상당한 매각이익이 발생할 것"이라며 "계열사 지분매각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