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도록 많은 사람들이 마음밭에 좋은 씨를 뿌리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지난해 4월 출간 이후 지금까지 70만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 '화'의 저자인 베트남 출신의 '세계적 영적 스승' 틱낫한 스님(77)이 오는 16일 19박 20일 일정으로 방한한다. '화'를 출간한 명진출판과 지난해 10월 설립된 환경전문 공익재단인 환경재단의 공동 초청에 의해서다. 프랑스 보르도에서 수행공동체 '플럼 빌리지'를 이끌고 있는 틱낫한 스님은 티베트 출신의 달라이 라마와 함께 '생불(生佛)'로 꼽히는 인물.선승이자 시인이며 평화운동가이다. 젊은 시절부터 불교사상의 사회적 실천을 강조해온 그는 베트남전쟁 때에는 반전운동을 벌였고 지난 73년 프랑스에 망명한 뒤로는 불교적 자비와 평화사상을 전파하는 데 앞장서 왔다. 특히 지난 82년 보르도 인근에 창설한 수행공동체 '플럼 빌리지'는 인종과 종교에 관계 없이 세계 각지에서 온 사람들이 참여하는 '영적인 오아시스'로 알려져 있다. 틱낫한 스님의 방한은 지난 95년에 이어 두번째.세계 유일의 분단국에서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고 종교와 종파를 초월해 환경과 영성,평화를 주제로 인류의 화해와 상생을 도모하는 게 방한 목적이다. 틱낫한 스님은 이를 위해 '전국민 평화염원 걷기 명상'(22일)을 비롯해 20여건의 바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방한 사흘째인 오는 18일 프레스센터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갖는 것을 시작으로 평화포럼(19일),기업인을 위한 조찬강연과 '화'를 주제로 한 일반인 강연(20일) 등이 이어진다. '걷기 명상(walking meditation)'은 호흡법과 함께 틱낫한 스님의 주요 수행법의 하나로 선불교의 행선(行禪)과 비슷하다. 그는 또 승보종찰인 순천 송광사(23일)를 방문,한국 전통사찰과 승가의 원형을 둘러보고 부산 범어사 행자교육원에서 특강(24일)을 한다. 남원 실상사 수행공동체 방문(27일) 및 수경 스님과 문규현 신부가 개펄 살리기를 촉구하며 서울까지 한달여의 3보1배(三步一拜)를 시작하는 장소인 전북 부안 새만금 지역에서의 '생명 살리기를 위한 걷기 명상'(28일)도 마련된다. 특히 28일에는 경기도 광주의 한국노동교육원에서 일반인과 함께하는 '3일간의 수행'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부산(25일) 대구(26일) 광주(27일)에서의 일반인 강연과 중앙승가대 강연(31일),동국대에서의 세차례 연속강연 등 틱낫한 스님의 육성을 통해 가르침을 들을 수 있는 기회도 마련된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강연은 무료이나 '기업인을 위한 조찬강연''3일간의 수행''동국대 강연'은 유료다. 참가신청 명진출판 (02)326-1140,환경재단 (02)725-4884.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