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부터 시작된 건설.부동산 경기침체가 3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최근 3년간 활황을 보였던 건설시장은 각종 지표에 적신호가 켜지면서 냉기가 감돌고 부동산시장은 봄 성수기에 접어들었는데도 생기가 없다. 건설시장의 경우 지난 1월 건설업체들이 느끼는 체감경기지수가 작년 말에 비해 크게 악화됐다. 서울지역 건축허가면적도 급감,3개월 연속 두자리수의 감소율을 보이고 있다. 건설시장 규모도 작년보다 3% 감소한 80조6천8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부동산시장은 미분양 아파트가 증가하고 매매가격 상승률도 정체 상태다. 오피스텔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시장은 투자열기가 냉각되면서 투자자들의 발길이 끊겼다. 신규 아파트 분양시장만 실수요자들이 몰리면서 반짝분양이 이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라크전쟁과 북한 핵문제 등의 경기 불안요인에 부동산투기억제 정책,공급물량 급증 등 부동산시장 내부요인이 겹쳐져 회복이 쉽지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건설체감경기 악화,건축허가물량도 급감=건설업계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가 지난 1월 77.2를 기록,작년 12월(102.0)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경기실사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체감경기가 전월에 비해 상승했다는 것을 의미하고 100을 밑돌면 체감경기가 나빠졌다는 것을 나타낸다. 올들어 서울지역 건축허가면적도 석달째 두자리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월중 서울지역 건축허가면적은 8백39동 1백33만3천9백76㎡로 작년 같은기간보다 동수는 69.3%,연면적은 48%가 각각 감소했다. 건설시장 규모도 작년보다 3% 감소=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올해 건설시장 규모가 80조6천8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작년보다 3% 줄어든 것이다. 연구원은 정부의 공공.토목공사 물량 증가 전망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경기침체로 민간건축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민간건축 부문은 부동산경기 하락과 재건축 규제강화 등의 여파로 8.7~8%정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분양 늘고 이사철 집값도 제자리=주택시장 투자열기가 가라않으면서 미분양이 3개월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봄 이사철에도 불구,기존 집값은 보합과 하락양상을 보였다. 5일 건설교통부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말 현재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2만6천5백51가구로 작년 12월 말보다 6.5%가 늘어,작년 11월이후 석달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작년 1월이후 최대 물량이다. 수도권은 1천4백32가구로 이전달보다 3.2%가 늘었다. 기존 주택 가격도 약보합세다. 전국 주택매매가 상승률이 올 1월에는 오히려 0.1% 떨어졌다. 수도권에서는 작년말 0.1%정도 상승률을 보인 이후 1월엔 0.5%가 급락했다. 상가.오피스텔 시장도 "썰렁"=오피스텔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은 경기침체와 공급과잉 우려까지 겹치면서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올들어 일부 입지여건이 좋은 곳만 분양이 이뤄질뿐 대부분 모델하우스에는 하루 평균 방문객이 10여명 안팎에 그칠 정도다. 지난해 최고 인기를 누렸던 아파트단지내 상가조차 최근엔 미분양 물량이 속출하고 있다. 테마상가시장은 더욱 심각하다. 공급과잉 여파에 불경기가 겹쳐 투자자들의 발길이 끊겼다. 서울 동대문 영등포와 광명시 일대 상가들은 "대대적인 광고공세를 펴도 하루 문의전화가 20~30통에 불과,작년 하반기의 10%수준에도 못미친다"며 울상을 짓고 있다. 작년 하반기부터 투자열기가 시들해진 오피스텔 시장도 공급과잉에 양도세 부과라는 악재가 겹치면서 냉각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올들어 선보인 10여곳의 오피스텔 가운데 대우건설과 쌍용건설 등 일부를 빼고는 초기 계약률이 50%를 밑돌고 있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