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연립내각이 연정 참여 정당 간 분쟁으로 인해 1일 해체됐다. 이에 따라 농민당(PSL)이 연정에서 제외되고 내년 유럽연합(EU) 가입을 적극 추진해온 민주좌익동맹(SLD)과 노동당이 의회 소수파로 전락, 폴란드의 EU 가입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민주좌익동맹 출신인 레셰크 밀러 총리는 이날 농민당과의 협상이 깨지자 "연정내에서 더는 농민당과 건설적 대화를 나눌 수 없게 됐다"고 밝힌 뒤 알렉산더 크바니예프스키 대통령에게 농민당 출신 각료의 해임을 요청했다. 농민당 출신 각료는 예지 칼리노프스키 부총리 겸 농업장관, 스타니슬라프 젤리코프스키 환경장관 등 2명이다. 지난 2001년 10월 출범한 폴란드 연정이 붕괴한 것은 EU 가입과 관련 정책에 대해 연정 참여 정당 간의 이견 때문이다. 다수당인 민주좌익동맹과 또다른 소수당인 노동당은 EU 가입에 적극적인 반면농민당은 외국산 농산물 유입 등에 따라 농민들이 어려워질 것을 우려하며 EU 가입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여 왔다. 특히 EU 기준에 맞는 도로.운송체계를 갖추기 위해 정부가 고속도로 건설 재원마련 세제개편안을 의회에 제출했으나 지난 달 27일 농민당이 반대함으로써 법안이 통과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밀러 총리는 1일 정책협조와 연정지속 여부를 놓고 농민당과 마지막 협상을 벌였으나 결렬됐다. 연정에서 농민당이 제외됨에 따라 사민주의 정당인 민주좌익동맹은 사회주의 정당인 노동당과 만의 소수 연립정권을 유지해야 하게 됐다. 폴란드 정부는 오는 6월 EU 가입 찬반 국민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며, 찬성 여론이 70%에 달해 내년 가입을 낙관해왔다. 그러나 연정에서 탈퇴한 농민당이 비준 과정에서 반대 입장을 명확히 드러낼 경우 EU 가입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최근 실업률이 19%에 이르는 등의 경제.사회적 문제로 인해 집권연정에 대한 국민 지지도가 계속 추락하는 상황에서 민주좌익동맹은 EU 가입으로 국가발전의 획기적 계기가 마련되고 정치적 위기에서도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