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매치로 관심을 모았던 이창호와 이세돌의 제 1라운드 격돌은 1승1패로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27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벌어진 제7기 LG배 세계기왕전 결승 5번기 제2국에서 이창호 9단은 이세돌 3단을 상대로 1백49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이 9단은 이날 승리로 결승 1국에서의 패배를 설욕하며 5번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날 바둑은 70여수 언저리부터 끝내기가 시작된 보기 드문 바둑이었다. 치열했던 1국과 달리 두 기사 모두 신중한 행마로 일관했다. 그러나 끝내기에 관한 한 '당대 최강'으로 통하는 이 9단의 벽은 역시 높았다. 이세돌 3단은 평소답지 않게 장고에 장고를 거듭하며 추격했지만 패 공방에서 격차가 더 벌어지자 결국 돌을 거두고 말았다. 이보다 앞서 25일 벌어진 1국에서는 이세돌 3단이 특유의 날카로운 공격력을 앞세워 이 9단의 대마를 통째로 잡고 1백49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중반까지는 백을 쥔 이 9단이 실리 면에서 착실히 앞서 나갔지만 중앙 대마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단 한 차례 완착을 범했고 이 3단은 이를 놓치지 않고 역전승을 이끌어냈다. 우승상금 2억5천만원의 향방을 결정지을 결승 3∼5국은 3월25일, 27일, 29일 같은 장소에서 속개된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