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정부 5년은 경제지표상으로는 일단 합격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정권초기 고갈상태였던 외환보유액을 1천억달러 이상으로 채웠으며 거시지표상으로도 마이너스 성장률을 최고 두자릿수까지 끌어올렸는가 하면 국제수지를 흑자기조로 올려놓는 성과를 거두면서 국제통화기금(IMF) 체제에서 빠르게 벗어날 수 있었다. 그러나 빈부격차 확대, 미흡한 성장기반 확충, 노동과 공공부문의 미진한 개혁,국가와 가계부채의 급증 등은 'DJ노믹스'의 부정적 측면이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올들어 북핵사태, 이라크사태에 따른 유가의 고공행진, 세계경기 침체,내수경기 침체 등으로 우리경제가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북핵사태 등으로 국가신용등급은 다시 B등급으로 내려갈 위기에 처해있는 가운데 성장률 둔화, 국제수지의 적자기조 반전, 고유가에 따른 물가상승 등이 우려되고있다. ◇3대 거시지표= 성장률, 물가, 국제수지는 지난 5년간 모두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성장률은 IMF 체제에 들어선 첫해인 98년에 마이너스 6.7%의 감속성장을 보였으나 이듬해인 99년 10.9%의 두자리 성장을 기록했으며 2000년에도 9.3%의 높은 성장을 했다. 2001년과 지난해에는 세계경기 침체속에서 각각 3%와 6%의 성장을 유지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98년에 7.5%까지 치솟았으나 이후 0.8-4.1% 수준에서 안정됐으며 금년에는 유가안정 여부가 물가수준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경상수지는 97년에 82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으나 98년 수입이 대폭 감소한데힘입어 404억달러의 흑자로 반전됐으며 99년, 2000년에 각각 245억달러, 122억달러의 흑자를 나타냈다. 그러나 2001년에는 82억달러로 흑자폭이 줄어들었으며 지난해에는 40억달러 내외로 추산되고 있다. 올해는 1-2월중에 적자로 반전될 전망이며 고유가 추세가 지속되고 교역환경이 악화될 경우 연간으로도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실업률, 국민소득= IMF체제에 들어서면서 구조조정이 본격화함에 따라 실업률이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으나 정부가 실업대책에 나서면서 점차 낮아지는 추세를보였다. 97년 2.6%였던 실업률은 98년 6.8%까지 급상승했으나 2000년 4.1%, 2001년 3.7%, 2002년 3% 등으로 하락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지난 1월 실업률은 10개월만에 최고치인 3.5%로 높아졌으며 특히 대학졸업생들이 구직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20대의 실업률은 22개월만에 최고수준인 8.1%에 달했다. 1만달러를 넘어섰던 1인당 GNI(국민총소득)는 IMF체제이후 1만달러 이하로 감소했다. 1인당 GNI는 97년 1만315달러에서 98년에 6천744달러로 큰폭의 하락세를 보였으며 이후 8천595달러, 9천770달러, 8천900달러 등을 기록했다. ◇외환보유액= 지난 97년말 외환보유액은 204억달러였으며 해외예치 외화자산을제외한 가용외환보유액은 40억달러에 불과해 국가 부도직전에 놓였다. 그러나 외국인투자증가, 국제수지 흑자기조 반전 등으로 2001년에는 1천28억달러로 1천억달러를 넘어섰으며 지난 15일 현재 1천234억달러로 일본, 중국, 대만에이어 세계 4위에 랭크됐다. 한편 국민의 정부는 IMF 지원자금 195억달러를 당초 계획보다 3년가량 앞당긴 2001년8월23일 전액 상환했다. ◇주가.금융지표=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98년 연평균 406선으로 추락했으나 99년하반기부터 외국인투자가 본격화하고 구조조정이 성과를 거두면서 연말 1천선을 돌파했으며 2000년초에도 1천선을 상회했다. 그러나 2001년에 연평균 572.8로 떨어졌으며 지난해의 경우 937.61까지 상승했던 주가지수는 연말에 627.55로 하락했다. 올들어서도 상승추세에서 벗어나 600선을오르내리는 불안한 장세를 보이고 있다. 금리(국고채수익률 기준)는 두자릿수를 유지하던 것이 99년에 한자릿수(연평균7.69%)로 떨어졌으며 작년 하반기에 은행 정기예금금리가 4%대로 추락하면서 물가와세금을 감안할 경우 사실상 제로금리 시대를 맞고 있다. 미달러화에 대한 환율(연평균)은 97년 951원이었으나 외환위기를 맞은 98년에는1천398원까지 올랐으며 2000년에는 1천130원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2001년부터 환율이 상승, 그해 1천290원을 기록했으며 최근 1천200원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다. ◇금융기관의 부침= 국민의 정부에서는 631개 금융기관이 합병, 계약이전, 파산되는 등 구조조정의 회오리에 휘말렸다. 은행의 경우 97년말 33개이던 것이 작년 6월말 현재 20개로 줄어들었으며 종사자수도 14만5천500명에서 8만9천400명으로 38.5%가 대폭 감소하면서 대량실업 사태를 초래했다. 신협, 상호저축은행 등 비은행 금융기관은 1천995개에서 1천427개로 28.4%감소했으며 종사자수도 1만5천500명(26.7%) 줄어들었다. 그러나 금융시장개방과 외국인투자 활성화에 따라 손해보험회사는 17개에서 23개, 증권회사는 36개에서 44개로 각각 증가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kyung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