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20일 이라크전이 회피될 수 있도록 열심히 기도하고 있다면서 전쟁 가망성이 지평선 위로 다가오고 있다고 인정하고 이같은 충돌이 종교에 비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라크에 대한 어떠한 공격에 대해서도 강력히 반대해온 교황은 이날 인도네시아 여러 종교 지도자 대표단과 만난 자리에서 기독교도와 이슬람교도, 다른 종교 신자들이 전쟁 위협으로 더 이상 분열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종교 지도자 대표단은 교황에게 전 세계 모든 종교가 같이 하는 인도적, 도덕적원칙에 입각해 이라크 위기를 공정하고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을 찾기 위해 외교노력을 강화해주도록 호소했다. 교황은 이에 대해 "우리들은 전쟁 가능성이 실제로 지평선 위로 다가오고 있는때에 정치가 더 이상 세계 종교들간 분열의 원천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사실 전쟁의 위협이나 전쟁 자체가 기독교도와 이슬람교도, 불교도, 힌두교도,다른 종교 신자들간을 불화하도록 내버려둬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종교 지도자들은 그들 국민과 다른 종교 신자들 및 선의의 모든 사람들과 함께 이해하고 협력하고 단결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황은 최근 수일 동안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 이라크 부총리, 독일 외무장관 등과 만나 전쟁을 회피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으며 22일에는 미국 주도의 이라크전을 강력히 지지하고 있는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의 방문을 받는다. 교황청은 미국과도 접촉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교황은 지난주 이라크에 특사를 파견,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에게 유엔의무장해제 결의를 준수하도록 촉구하기도 했다. 한편 영국 2대 교회 지도자들도 이날 이라크에 대한 군사 행동 반대 대열에 참여, 유엔 무가사찰단에 시간을 더 주도록 촉구하고 블레어 총리의 도덕적인 전쟁 주장에 이의를 제기했다. 전 세계 7천만 성공회 신도의 정신적 지도자인 로원 윌리엄스 캔터베리 대주교와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가톨릭 교회 수장인 코맥 머피-오코너 웨스트민스터 대주교는 무기사찰을 계속하면 군사 공격이 불필요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로마.런던 AP.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