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5주만에 웃었다. 초읽기에 들어간 듯 했던 이라크전쟁이 다소 늦춰지거나 평화적으로 해결될 가능성이 생겨난 탓이다. 지난 금요일(14일) 한스 블릭스 유엔이라크사찰단장이 "사찰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프랑스 독일 중국이 이를 지지한 이후 주가가 급반등했다. 이에따라 주중 한때 7,600선 근처까지 떨어졌던 다우가 0.57% 오른 7,908.80으로 7,900선을 회복했다. S&P500도 0.63% 상승한 834.89를 기록했다. 컴퓨터업종의 상승에 힘입어 나스닥은 2.16% 오른 1,310.17을 나타냈다. 경제지표가 좋아지면서 경기회복 기대감을 높인 것도 분위기를 돋웠다. 1월 산업생산은 0.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자동차를 제외한 소매매출도 1월중 1.3% 늘어났다. 지난 2000년 9월 이후 2년반 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율이다. 1월 실업률이 감소한데 이어 지난주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예상보다 줄어드는 등 고용상황도 호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수익증가율도 괜찮은 수준이다. S&P500 기업중 현재까지 4분기 수익을 발표한 4백32개의 평균 수익증가율은 9.5%.기업수익 추정기관인 톰슨 파이낸셜은 5백개 기업 모두 발표를 하면 수익증가율은 10.2%로 다소 높아질 것으로 추정했다. 2년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세다. 모처럼만에 상승을 이끈 세력은 컴퓨터 관련 업체들.델컴퓨터가 PC와 기업용 서버매출 증대에 힘입어 4분기 수익이 32% 증가했다는 발표로 주가가 8개월 만에 최고 상승폭인 10% 치솟았다. 이 소식은 다른 업체들에도 활력을 주어 휴렛팩커드가 8% 급등했고 인텔도 7.3% 오르는등 컴퓨터업체가 다우 30개 종목 중 주간 상승률 1,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주 상승세가 얼마나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이라크와의 대치가 어떤 형태로든 해결될 때까지 시장은 전쟁 부담감을 갖고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컴퓨터업종을 제외한 다른 부문에서의 경기회복소식이 늦어지는 점도 증시상승을 제한하는 요소다. 미국 최대 자동차회사인 GM의 경우 뱅크오브아메리카증권에서 매출부진을 이유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도'로 떨구면서 지난주 주가가 8.1% 급락했다. 이번주 기업수익 발표중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화요일로 예정된 월마트.세계 최대 할인매장인 월마트의 수익흐름이 시장 분위기에 크게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