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과 관련한 미 당국의 자국 민항기 징발은 단기적으로 업계에 보탬이 될지는 모르나 낮은 수익성 등을 감안할 때 장기적인항공사 경영 부진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이 12일 말했다. 골드만 삭스의 항공산업담당 글렌 엥겔 연구원은 "대부분의 미국 항공사들이 현재 (일감 부족으로) 적지 않은 항공기와 조종사들을 놀리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군용 수요가 생기는 것은 바람직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군은 지난 51년 발효된 법령에 따라 91년 걸프전 때에 이어 지난 8일 두번째로 민항기 징발령을 내린 상태다. 이에 따라 지난주 78대의 민항기가 대기해 이 가운데 일부가 병력을 수송했다. 군 기밀에 따라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지난 11일 1차분으로 15대의 민항기가 투입돼 미국 동부의 2개소와 유럽의 1개소에서 미군 병력이 중동으로수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징발령에 따르면 1단계로 여객기 47대와 화물기 31대가 군수송에 투입될 수 있다. 그러나 12일 현재 화물기는 투입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방부는 이라크전과 관련해 병력의 93%와 군장비의 41%를 민항기로 수송할방침이라고 앞서 밝힌 바 있다. 징발령이 발효될 경우 해당 항공사들은 24-48시간 안에 군이 필요로 하는 항공기를 대기시켜야 한다. 지난달 기준으로 징발령은 33개 항공사에 모두 927대가 적용대상이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항공기가 군에 징발될 경우 "기본 경비 정도만 지급된다"면서 더욱이 "민항 성수기와 겹치면 업계로서는 곤욕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항공업계 컨설팅 전문기관인 보이드 그룹의 마이클 보이드 사장은 "이라크전과관련한 항공기 징발이 올봄까지 계속될 경우 문제가 복잡해진다"면서 "봄철 레저용항공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징발되는 항공사들은 평상시 국방부의 승객.화물수송 프로젝트에서 우대받는 혜택이 주어진다. (인디애나폴리스 A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