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과 떡볶이에 알맞은 벼 품종이 육성됐다. 11일 농촌진흥청 작물시험장에 따르면 쌀의 찰기를 좌우하는 '아밀로오스(amylose)'의 함량이 멥쌀과 찹쌀의 중간 정도인 신품종 '만미벼' 육성에 성공, 올해 품종등록을 앞두고 있다. 작물시험장은 또 아밀로오스의 함량이 매우 높아 가루로 만든 다음 면이나 떡으로 활용할 수 있는 분식용 벼 품종 '고아미벼' 육성에도 성공했다. 녹말을 구성하는 주 성분의 하나인 아밀로오스는 찰기가 많은 찰벼에는 거의 없으며 멥쌀에는 18∼21% 정도 함유돼 있다. 만미벼가 김밥에 알맞은 이유는 아밀로오스 함량이 12.9%로 보통 방법으로 밥을 지어도 고두밥이 되지만 씹을 때는 적당한 찰기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찰기가 없는 멥쌀의 경우 대부분 밥이 완전히 식으면 딱딱하게 변하지만 아밀로오스의 함량이 낮은 만미벼는 식은 다음에도 먹기 좋은 부드러움을 지니고 있어 주로 도시락 등 만든 후 한참 시간이 지나 먹게 되는 김밥에 잘 어울린다. 작물시험장은 만미벼 품종 등록이 완료되면 전국 시.군농업기술센터 시험포장에 재배, 김밥용 쌀로 활용할 계획이다. 반면 아밀로오스의 함량이 27%로 매우 높은 고아미벼는 떡볶이와 찰떡 궁합을 이룬다. 일단 찰기가 전혀 없기 때문에 쉽게 가루로 만들수 있어 가공성이 뛰어날 뿐 아니라 엉겨붙지 않고 부드럽게 씹히기 때문에 고추장 양념과 함께 먹기에 알맞다고 작물시험장은 밝혔다. 작물시험장은 이밖에 색이 들어간 유색미 '흑진주벼', '흑남벼', '흑향벼', '적진주벼' 등을 비롯해 발효용 벼 품종인 '설갱벼', 현미밥용 '백진주벼', 소화하기 힘든 전분이 함유돼 당뇨병이나 다이어트에 알맞은 '고아미벼2호' 등의 기능성 벼품종 육성에도 성공했다. 작물시험장 수도육종과 황흥구 과장은 "고품질 벼, 기능성 벼 등 품종 육성에 많은 노력을 쏟고 있다"며 "쌀이 곧 밥이라는 공식을 깨뜨리기 위한 다양한 품종의 벼가 작물시험장에서 자라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연합뉴스) 신영근기자 drop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