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핵문제를 미국과 양자회담을 통해 풀어가자는 입장을 다양한 경로를 통해 표명하고 있지만 미국은 이를 단호히 거부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30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한국 거주 미 고위 관리와의 인터뷰에서 "이것은 북미 간의 문제가 아니다"면서 "다자간 절차가 시작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관리는 "미국은 머지않아 이 문제를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로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타임스는 임동원 대북 특사가 북한 방한 방문 결과를 설명하면서 "양자회담을 원한다는 방침을 미국에 알려달라는 북한측의 요청이 있었다"고 밝혔으나 존 울프 비확산담당 차관보는 워싱턴에서 행한 기자회견을 통해 이를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울프 차관보는 "우리에게 중요한 점은 이것이 북미간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라면서 "북한은 국제사회에 대한 의무의 중대한 위반상태에 있다"고 밝혔다. 타임스는 또 박길연 유엔주재 북한대사가 "조지 W 부시 대통령 정권을 믿을 수 없다"면서 "핵포기의 전제로 요구한 불가침조약은 미국의회의 비준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이 조약의 인준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월 스트리트 저널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임 특사와의 회담을 거부함으로써 북핵사태로 초래된 긴장을 신속히 해소하려던 한국의 희망은 손상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