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BBC 방송과 미국 AP통신, 일본 교도(共同)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30일 현대상선 대북지원설에 대한 감사원 감사결과를 비교적 비중있게 보도하고 향후 파장에 상당한 관심을 표시했다. BBC는 `한국이 남북정상회담의 대가를 지불했다(Seoul paid for summit with North)'는 제목의 스트레이트 기사에서 한국 감사원의 감사결과 지난 2000년 6월 역사적인 정상회담 1주 전 한 국책은행에서 나온 자금 2억달러(2천235억원)가 북한으로 비밀리에 지원된 사실이 밝혀졌다고 전했다. BBC는 특히 일부 비평가들은 이같은 감사결과가 나오자 당시의 남북정상회담을 '수표장(帳) 외교(cheque-book diplomacy)'로 폄하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BBC는 이어 청와대 대변인의 말을 인용, `현대상선 자금이 남북경제협력 사업에 사용된 것이라면 향후 남북관계 발전과 국익을 위해 사법심사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한 김대중 대통령의 언급도 비교적 상세히 전달하고 국회 국정조사와 특검제 도입을 거듭 촉구한 한나라당의 반응을 곁들였다. AP통신은 대북지원 스캔들이 `확 타오르고 있다(flare over)'는 제목의 기사 맨앞머리에 김 대통령이 사법심사가 부적절하다고 언급한 내용을 올렸다. AP는 현대상선 경영진에 대한 사법처리를 요구할 계획은 없지만 검찰이 요청할 경우 감사결과를 제출할 용의는 있다는 감사원 관계자의 말을 인용, 향후 사건 처리방향에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특히 교도통신은 한국 감사원의 감사결과 대북지원금은 남북경협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하고 한국의 최고 감사기관이 발표한 내용은 2000년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남한 정부가 돈을 지불했다는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이례적으로 논평했다. 외신들은 현대그룹이 적자사업으로 전락한 금강산 관광을 비롯, 남북경협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그동안 수많은 프로젝트에 투자해 왔다고 전하면서 김대중 대통령은 재임 중 최대 업적인 남북교류 공적을 인정받아 2000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바 있다고 소개했다. (서울=연합뉴스) 옥철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