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원(林東源) 청와대 외교안보통일 특보 일행의 특사 방북을 계기로 북 핵 문제 해결의 돌파구가 열리면서 그동안 핵 문제로 가로막혔던 북-미, 북-일 관계가 새 전기를 맞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임 특보 및 그와 함께 간 임성준(任晟準)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28일 각각 김영남(金永南)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과 림동옥 조선노동당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과 만나 핵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미국과의 핵 문제 논의를 전담하는 강석주(姜錫柱) 외무성 제1부상과 달리 김위원장이나 림 부부장 등은 핵 문제를 직접 다루지 않지만 특사 일행과 비교적 진지한 대화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임 특보 일행의 방북은 핵 문제에 대한 남한측의 견해를 밝히거나 또는미국 및 일본의 의견을 전달하는데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핵 문제의 직접적인 관계 당사국인 북한과 미국은 지난해 10월16일 미국의 '북핵 개발 시인' 발표 이후 3개월여 동안 충분히 서로의 견해를 확인했고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선언을 정점으로 사태가 조금씩 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임 특보 일행의 이번 특사 방북은 지난 3개월여 동안 단절됐던 북-미 대화의 물꼬를 트고 역시 북 핵 문제 돌출로 중단된 북-일 수교 교섭의 전기를 마련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중국국제방송이 28일 임 특보 일행의 방북 소식을 전하면서 "분석가들은 임 특보 일행의 이번 방문은 핵문제 해결에 돌파구를 열어놓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실제로 임 특보 일행의 방북에 앞서 미국은 잇따라 제임스 켈리 동아시아태평양담당차관보와 존 볼튼 국방부 군축담당차관을 서울에 파견했고 그 직후인 18일 리처드 아미티지 부장관이 '불가침'에 대한 '문서 보장'을 언급했다. 또 이때를 전후해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이나 백악관 측이 제네바합의를 대체할새 합의의 필요성을 언급하기 시작했고 남북 장관급회담 등 일련의 당국간 대화가재개될 수 있었다. 지난해 4월초 이뤄진 임 특보의 특사 방북 역시 핵 및 미사일 등 대량파괴무기(WMD) 문제가 불거지면서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협상과 남북대화에 물꼬를 튼 바 있다. 당시 임 특보 방북 직후 잭 프리처드 미 대북교섭담당 대사가 서울로 날아와 "5월 방북 희망" 의사를 표시했듯이 이번 임 특보 일행의 방북 직후 북-미 대화가 재개될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북한을 특사 방북했던 알렉산드르 로슈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지난 24일 "북-미 직접 대화가 며칠 내에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고 또 북-미 대화가 재개되면 미국이 제기한 핵 문제로 중단됐던 북-일 수교 교섭도 곧 재개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서울=연합뉴스) 강진욱기자 kjw@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