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에 선출된 이종욱(李鍾郁) 박사는 지금까지 한국인으로서는 국제기구에 진출한 최고위직 인사다. 특히 임명직이 아니라 선거를 통해 이같은 고위직에 진출했기 때문에 의미가 더크다. 지난 2001년 한승수(韓昇洙) 당시 외교부 장관이 전세계 유엔 회원국을 대표하는 임기 1년의 유엔총회 의장에 선출되긴 했지만, 이는 지역별로 사전조율을 통해사실상 내정된다는 점에서 엄밀한 의미의 선출직은 아니다. 지난해 9월 현재 유엔 사무국과 산하단체, 각종 국제기구에 진출한 한국인은 35개 국제기구에 221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그중 2000년 유엔 사무차장급인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ESCAP) 사무총장에 임명된 김학수(金學洙) 전 외교부 국제경제담당 대사가 지금까지 한국인으로는국제기구 최고위직에 오른 케이스이다. 이밖에 황진하(黃震夏) 장군이 유엔 키프로스 평화유지군(UNFICYP) 사령관으로임명돼 활동중이며, 전풍일 국제원자력기구(IAEA) 원자력국장 등 한국인의 국제기구임명직 진출이 최근 잇따르고 있다. 선출직으로는 국제해양법의 거두인 박춘호(朴椿浩) 고려대 석좌교수가 국제해양법재판소(ITLOS) 재판관에 선출돼 활동하고 있으며, 박수길(朴銖吉) 전 유엔대사도유엔인권소위 위원을 맡고 있다. 또 대구지법 부장판사로 있던 권오곤(權五坤)씨가 구 유고슬라비아의 전범재판을 담당하는 구유고 국제형사재판소(ICTY)의 재판관으로, 신혜수(申蕙秀) 전 한국여성의전화연합 대표가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 부의장으로, 김두영 전 외교부 과장이 국제해양법재판소 사무차장 등으로 각각 선출돼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28일 "이 박사의 WHO 사무총장 당선은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선거를 통해 영향력있는 국제기구의 장에 오른 대단한 일"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재훈기자 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