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오후 전국적으로 발생한 사상 초유의 `인터넷 대란' 사태는 27일 오후가 정상화의 고비인 가운데 이날 오전 까지 별다른 상황이 없자 정부 공공기관이나 기업 등은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도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통신마비' 현상으로 가장 피해가 큰 것으로 알려진 인터넷 쇼핑몰을 중심으로, 이날 아침 대부분의 직장에서는 당초 우려와는 달리 컴퓨터와 인터넷 사용이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이날 오전 까지도 일부 인터넷 뱅킹, 커뮤니티 사이트 등은 아직 접속이 되지 않거나 지연돼 인터넷 마비의 여파가 이어지기도 했다. 한미은행의 경우 갑자기 많은 고객이 한꺼번에 접속을 시도하는 등의 이유로 이날 오전에도 인터넷 뱅킹 접속 로그인이 잘 이뤄지지 않거나 운영 속도가 느려져 고객의 불편이 계속됐다. 하지만 문제가 됐던 인터넷 쇼핑몰은 지역별 ISP(인터넷 서비스 업체) 복구에 따라 쇼핑몰 접속이 원활해져 주문.결제 등에 아무 이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반 기업체의 경우 그래도 조심스러운 반응이었다. 이번 사태의 핵심 원인이 됐던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SQL 서버를 사용하지 않는 회사에서는 상대적으로 느긋한 표정이었고 개인 PC 사용자들도 정상 작동되는 PC에 안도하는 모습이었다. 일부는 자신이 사용하는 컴퓨터의 운영체제가 `Windows 2000'이 아닌 경우에도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보안패치를 다운로드 받으려 월요일 출근 시작부터 부산을 떠는 등 불안해 하는 모습도 없지 않았다. 각종 컴퓨터 보안업체, 네트워크 관리업체, 인터넷 관리업체 등 관련 사이트 게시판 등에는 아직도 접속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며 해결책을 묻는 글들이 올라오기도 했다. 회사원 이미경(28.여)씨는 "회사에서는 윈도 XP를 쓰지만 그래도 불안해서 MS사홈 페이지에서 보안패치를 다운받아 설치했다"고 말했다. 동양고속건설 직원 조진우(29)씨도 "토요일 오후에 회사내 PC를 모두 종료시키고 퇴근한 뒤 오늘(27일) 아침에 보안패치를 내려받아 업무상 지장은 없다"고 전했고, EEC KOREA 김민주(26.여)씨는 "월요일 출근해 보니 회사 전산실에서 자료실에보안패치를 올려놓고 SQL 서버 사용자들에게 다운로드 받도록 하는 안내메일을 보내와 그렇게 했다"고 말했다. 일반 기업체 등을 포함, 보안패치를 다운 받으려는 개인 네티즌들 마저 이날 오전 MS사 사이트에 한꺼번에 몰려 보안패치 다운 시간이 2∼3시간 이상 걸리는 불편을 겪기도 했다. 대부분의 인터넷 사이트가 정상 운영되는 가운데서도 e-메일 서비스 사이트인 www.mail.co.kr, 이대 커뮤니티 사이트인 www.ewhaian.com 등 일부 인터넷 사이트도아직까지 접속이 됐다 안됐다하는 불안정 현상이 사흘째 이어지기도 했다. 안철수 연구소 등 컴퓨터 보안업체, 다음과 프리챌 등 주요 포털사이트 등 대부분의 인터넷 사이트는 전날 정통부가 발표한 보안프로그램 다운 등의 대국민 행동요령을 팝업창으로 띄워놔 네티즌의 주의를 촉구했다. (서울=연합뉴스) 장영은 황희경 김상희기자 lilygardene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