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발생한 '인터넷 대란'은 토요일에 발생했기 때문에 금융시스템이 마비되는 최악의 사태를 피할 수 있었다. 은행권의 토요휴무제 실시 이후 인터넷뱅킹 이용자수는 주말의 경우 평일대비 10%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터넷 접속불능 사태가 만약 평일에 발생했다면 국내 약 2천만명이 인터넷을 통한 은행업무나 증권거래를 하지 못하는 전국적인 '금융대란' 현상을 불러올 수도 있었다. 정보통신부는 월요일인 27일 이같은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어 금융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1천4백만명 인터넷뱅킹 못 할수도 =은행들은 인터넷 대란이 일단 마무리돼 27일 영업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내부 전산시스템은 인터넷과 무관하기 때문에 창구거래 자동이체 등이 정상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만약 평일에 인터넷 대란이 발생한다면 줄잡아 1천4백만명에 달하는 인터넷뱅킹 이용자들이 큰 불편을 겪을 수 밖에 없다. 국민은행처럼 대형 은행의 경우 하루 인터넷뱅킹 거래건수는 3백만건을 넘어서는 상황이다. 은행들은 인터넷이 마비될 경우 폰뱅킹이나 자동화기기(ATM.CD)를 이용하라고 조언하고 있지만 1천만명이 넘는 고객들이 한꺼번에 폰뱅킹이나 자동화기기를 이용할 경우 역시 큰 혼란을 피할 수 없다. 특히 27일은 신용카드 등의 결제일이 몰린 월말인데다 주말에 밀린 거래가 한꺼번에 쏟아지는 월요일이기 때문에 더욱 커다란 혼잡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마비와는 상관없이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릴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은행의 안희태 인터넷뱅킹팀장은 "인터넷이 마비될 경우 영업점을 직접 찾거나 콜센터를 이용하도록 유도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인터넷 증권업무도 '위험' =평일에 인터넷마비 사태가 재발하면 증권계에선 최대 6백만명의 투자자들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거래대금 규모로 따지면 증권거래소 일평균 거래대금의 절반인 1조원대의 주식거래가 영향을 받게 된다.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증권사들의 온라인 수수료수입 감소에 따른 수익악화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키움닷컴증권 등 온라인 증권사들은 수익기반 자체가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인터넷마비 사태가 발생할 경우 고객들은 증권사 지점을 직접 방문하거나 전화로 주문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최근 콜센터 인력을 많이 줄인 상황에서 전화주문이 한꺼번에 몰릴 경우 주문이 지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보흐름의 마비현상도 심각한 문제로 대두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투자자중 상당수가 인터넷 메신저를 통해 정보를 주고받고 있기 때문이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