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노트북 등에 사용되는 2차전지 시장을 놓고 연초부터 한국-일본업체간 주도권 경쟁이 뜨겁다. 삼성SDI LG화학 SKC 등 국내 업체들이 대대적인 생산라인 증설에 나서면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자 산요 소니 마쓰시타 등 일본 메이커들도 본격적인 설비투자에 뛰어들고 있다. 2차전지 세계시장은 일본 업체들이 70%를,국내 업체가 16%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설비투자에 나선 일본 메이커 지난 2년간 설비투자를 하지 않았던 일본 업체들은 정보기술(IT) 경기가 서서히 회복 조짐을 보이고 한국 업체들의 공세가 강화되자 선두자리를 지키기 위한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세계 1위인 산요는 작년말 월 1백만셀 규모의 원통형 리튬이온전지 생산라인 1개를 증설한데 이어 올해 1분기중 각형 리튬이온전지 신규라인 2개를 추가하기로 했다. 세계 2위 업체인 소니도 1분기중 월 생산능력 1백만셀 수준의 원통형 리튬이온전지 1개 라인을 증설할 방침이다. 히타치 역시 상반기 안에 80만셀 규모의 각형 리튬이온전지 신규라인 1개를 건설할 예정이다. 과감한 구조조정과 인수·합병 등을 통한 '몸집 불리기'도 활발하다. 산요는 작년말 업계 4위인 'GS-멜코텍'의 지분 51.1%를 인수하는 등 시장 지배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3위 메이커인 마쓰시타는 지난해 리튬폴리머전지 사업을 접고 각형 리튬이온전지 생산에만 주력키로 하는 등 사업 구조조정에 주력하고 있다. 도시바도 시장 점유율 5위 메이커인 ATB를 인수,덩치를 키웠다. ◆국내 업체들도 설비확충에 총력 국내 업체들은 올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생산능력 및 수율을 높여 규모의 열세에서 벗어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SDI는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올해 1분기까지 1천20억원을 투자한다. 이를 통해 천안공장의 2차전지 생산능력을 월 7백20만셀에서 1천2백만∼1천3백만셀 규모로 늘리기로 했다. 이 회사는 또 2005년까지 생산능력을 월 2천3백만셀로 확대,현재 8% 수준인 세계시장 점유율을 23%까지 높일 방침이다. LG화학도 청주공장의 생산규모를 작년말 월 4백30만셀로 늘린데 이어 올해는 월 9백만셀,2005년에는 월 1천5백만셀로 확충할 예정이다. SKC도 올 상반기까지 3백억원을 투자,현재 월 25만셀 수준인 리튬폴리머전지 생산능력을 1백20만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이 생산능력 확대를 통해 일본 업체들을 빠른 속도로 추격하고 있다"며 "국내 업체들의 수율이 90%에 이르는 등 수익성이 좋아 2005년에는 일본과 선두 다툼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