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조직만을 선택적으로 죽이는 나노크기의 고분자형 항암물질이 세계 최초로 국내 연구진에 의해 합성됐다. 이화여대 나노화학부 손연수 교수팀은 나노크기의 새로운 비유기계 고분자인 '포스파젠'에 백금착물을 결합,암 조직만 공격할 수 있는 항암제 신물질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포스파젠계 물질은 탄소간 결합이 골격을 이루는 유기계 고분자와는 달리 질소와 인 결합으로 이뤄진 무기계 물질이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된 항암제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동물시험한 결과 정상세포 조직보다 암세포에 6∼7배 정도 더 많이 축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한 연세대 암전이센터와 화학연구원시험 결과 기존 항암제로는 치료가 어려운 위암세포 비소세포 폐암세포에 우수한 효과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특히 국내 발병률이 높고 화학요법으로는 치료가 어려운 위암세포에 대해서도 투여 후 60일내 암세포 성장률이 10% 미만이었다는 것이다. 기존 항암제는 암세포 및 조직은 물론 정상세포도 함께 죽일 뿐 아니라 내성을 갖게 되는 문제점을 안고있다. 손 교수는 이에 앞서 지난 95년에 포스파젠계 물질의 약품 전달체로서의 효능을 입증했으며 국제학술지에 관련 논문을 여러차례 발표했었다. 손 교수는 "앞으로 2년여에 걸쳐 독성검사를 비롯한 전(前)임상시험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임상시험 중 후보물질이 확정될 경우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동성제약과 라이선싱 계약을 맺고 상품화 연구에 들어갈 계획이다. 오춘호 기자 ohch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