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무기사찰단이 이라크에서 밀수된 무기원료로 추정되는 증거들을 대량으로 발견했다고 한스 블릭스 유엔 무기사찰단장이 14일 밝혔다. 블릭스 단장은 이날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라크가 유엔의 결의를 위반하고 무기 원료를 수입했다는 몇 가지 명백한 증거를 발견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나 이 원료들이 대량살상무기 제조에 사용됐는지의 여부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블릭스 단장은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사찰단은 14일 이라크 내의 이란 반정부단체 기지와 바그다드 북쪽과 서쪽의 미사일 제조공장 및 로켓 엔진 실험실 등을 방문, 사정거리 150km 이상의미사일 보유를 금지하는 유엔 결의 위반 여부를 조사했다. 이라크 외무부는 사찰단이 사찰 개시후 처음으로 이라크내 이란 반정부조직인무자헤딘 칼크의 기지에 대한 사찰을 벌였으나 기지가 어느 곳에 위치하고 있는지는정확히 밝히지 않았다. 사찰단은 이밖에도 알-파타 미사일을 생산하는 바그다드 남쪽 90km 지점의 알-무타심 공장과 바그다드 남부의 폭탄.탄약 공장, 군수품 창고 등을 방문해 조사를벌였으며 핵 전문가들로 구성된 1개 사찰팀이 바그다드 북서쪽의 의혹 시설 4곳에대해 사찰을 진행했다고 이라크 공보부와 히로 우에키 사찰단 대변인이 전했다. 사찰단의 경과 보고 시한이 약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나지 사브리 이라크외무장관은 이라크의 모든 무기 개발계획은 지난달 유엔에 제출한 보고서에 모두 포함됐다며 미국이 허위사실 날조로 이라크를 음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사브리 장관은 13일밤 방영된 이라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지난달 제출한) 보고서는 완벽하며 아무도 보고서에 틈이 있다고 말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미국은 이라크의 대량살상 무기 개발을 증명할 '실증적인 증거'를 제시하고 있지 못하다며 "첩보원들이 여기 저기서 만들어낸 루머와 속임수에 의존하고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조지 W.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날 "이라크의 기만과 속임수에 질려버렸다"며 "지금껏 후세인이 무장 해제하고 있다는 증거를 전혀 발견하지 못했으며 (무장해제를 위한) 시간이 다하고 있다"고 비난 수위를 높였다. 미국 국방부도 수륙양용 공격함 등 7척의 함정으로 구성된 2개 함대를 비롯한해군 전력을 페르시아만에 대거 배치하는 한편 항공모함 6척을 이라크 타격이 가능한 거리에 배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지역의 전운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뉴욕.바그다드 AP.AFP=연합뉴스) eyebrow76@yna.co.kr